지난 월요일에는 남서버지니아라고 불리는 지역에서 모이는 교단 목회자 모임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버지니아가 삼각형으로 생겼습니다. 삼각형의 왼쪽 모서리에 해당하는 곳입니다. 버지니아 주의 다른 지역보다 조금 더 남쪽으로 내려가 테네시 주가 더 가까운 곳입니다. 페어팩스에서 6시간 반을 운전해서 내려가야 합니다.

13명의 목사들이 부부 동반으로 모이는 모임이기에 새벽같이 떠났습니다. 66번을 지나 81번을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는 동안에 계속해서 뉴스 채널 방송을 들으면서 내려갔습니다. 6시간 내내 방송은 공화당 부통령 후보 패일린 주지사, 부도난 리만 브라더스, 허리케인 뉴스만 나왔습니다.

이번 허리케인이 버지니아까지는 날씨의 영향을 끼치지 못했지만 텍사스를 강타한 이유로 개스 공급에 큰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새벽같이 떠나는 데 차에 연료가 거의 떨어져서 집 근처에서 넣으려고 했더니 세 군데 주유소에서 이미 개스를 팔지 않고 있었습니다.

페어팩스에서 95번이나 81번을 타고 남쪽으로 내려갈 때는 개스 값이 내려갔습니다. 이번에는 6시간을 내려가는 동안에 계속해서 개스 값이 올라가는 것이 보였습니다. 가뜩이나 어려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허리케인까지 개스 값을 뛰게 만드는 것 같아서 우울했습니다.

주말을 지나면서 미국 5대 투자은행 중의 하나인 리만브라더스가 넘어갈 것이라는 소식이 들리면서 온 세상을 불안하게 하더니 월요일 새벽부터 부도 소식과 함께 증권시장에 대한 불길한 예측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3시간을 넘게 세상이 무너질 듯이 위기를 이야기하는 전문가들과 기자들의 말을 방송을 통해서 들으면서 9시 30분 증권시장이 개장하는 순간 온 세계가 긴장하면서 뉴욕을 주목하는 것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통령 선거에서는 뚜렷한 대안이나 소망 있는 비전을 제시하는 소리보다 인신공격과 스타일의 차이로 승부를 걸려는 듯 온갖 잡음만 들리는 듯 했습니다.

버지니아라기보다 애팔래치안 산맥의 한 자락에서 붙어 있어서 웨스트버지니아 산골 같은 동네에 도착했습니다. 호스팅을 하는 교회에 들렀습니다. 비록 미국에서도 무척 시골에 해당하는 가난한 동네에 3000명이 모이는 큰 교회였습니다. 전 세계 50개 국가에서 수 백명의 교회 지도자들을 초청해서 지도자 훈련을 하고 있고 나이제리아를 집중적인 대상으로 삼아 가난을 퇴치하고 교회를 세우는 일에 열심인 교회였습니다. 근처에 4개의 지교회를 세워서 전도에 힘쓰는 그 교회 목사님은 교회 사역의 기도제목을 묻자 350만 달러 되는 모기지를 속히 다 갚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뉴욕에서 돌아가는 일에 큰 관심도 없고 어차피 주식이나 은퇴 연금 같은 것과 상관없이 사는 외진 곳에서 지역 사회를 살리는 교회. 미국에서도 무척 가난한 동네에 속하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멀리 아프리카와 러시아에 이르기까지 더 가난한 사람들을 섬기려고 바쁜 교회를 보게 되었습니다.

멀리 버지니아 애빙든에 사는 성도들의 얼굴과 페에팩스에서 사는 우리 교우들의 얼굴이 겹쳐졌습니다. 답답하고 무거운 심정으로 교우들의 삶을 지켜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어려움과 역경 속에서도 오히려 베풀 수 있는 은혜를 주시도록 기도했습니다. 어지럽고 불안안 상황에서 소망을 잃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