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 여름 전도 켐페인이 끝나던 지난 마지막 토요일, 각 지역으로 흩어진 전도팀들이 담당 지역 전도를 끝낸 후 교회에 모여 점심을 나누던 시간, 저는 유심히 성도님들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발갛게 상기한 모습으로 나름대로의 전도 소감을 열정적으로 나누는 그 모습 속에서 저는 광활한 추수밭을 바라보며 흥분하는 추수꾼의 이미지를 떠올렸지요. 이번 전도 캠페인에 동참한 우리 교회 추수꾼들의 소감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 전도가 이렇게 좋은 것이지는 몰랐습니다.” 라고나 할까요? 몸이 좋지 않아 쉬려고 했다가 마지막 순간 마음을 바꾸고 전도에 참여했다는 한 자매님은 감격가운데 이렇게 말씀합니다. “ 목사님, 전도했더니 몸도 마음도 다 나았어요. 기분 최고에요!”

저도 일행들과 부근의 슈퍼마켙에서 전도를 마치고 돌아오며 동일한 생각을 했습니다. “전도가 참으로 좋은 것이구나..” 평소에 느껴보기 어려운 상쾌하면서도 벅찬 일종의 신성한 기쁨이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왜 전도가 그렇게 좋을까 생각해 봅니다.

전도를 나가면 무엇보다 예수님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어제도 전도지를 나누어주며, 술과 담배에 찌든 모습들, 몸과 마음이 더렵혀질 대로 더럽혀진 것 같은 모습들, 사단의 한 방 공격에 그대로 넘어진 것 같은 패배자의 모습들, 세상이 주는 위세 등등한 위협 앞에 주눅들어 살아가는 연약한 모습들, 소망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절망적인 모습들을 만났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을 구원하고 그 인생을 바꾸어주실 예수님에게는 흥미를 보이지 않는 그들을 보며 가슴이 아팠습니다. 예루살렘을 바라보며 우시던 예수님의 마음을 알 것 같았습니다.

또한 전도를 나가보니 이 지역 추수밭의 현황과 지역별 특색을 보다 잘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스패니쉬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제법 스페니쉬 교회들이 인근에 있기에 다소 마음이 놓였습니다. 그런데 월남, 태국, 라오스등 아시아계는 대부분 불교권에다, 영어를 잘 못하기 때문에 전도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저 불교 외에 다른 종교는 생각조차 할 수 없다는 듯 반응하는 그들을 바라보며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이들을 위한 교회나 전도자들이 거의 없는 실정이기에 추수의 대상에서 제외되고, 마치 버려진 느낌조차 받았습니다. 월남인들은 한국인들과 월남전등으로 인연이 있고, 저는 특히 월남 국수를 좋아하기 때문에 우리가 반드시 전도해야할 것 같은 부담이 생겼습니다.

전도는 또한 우리의 관심사를 바꾸어줍니다. 전도를 마치고 돌아온 성도님들의 대화는 대개 어찌해야 한 영혼이라도 더 전도할 수 있을 것인가에 열중합니다. 그들의 관심사는 오직 영혼 구원인 것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어제도 테이블마다 진지하게 전도 전략에 대하여 서로 토론하는 모습을 돌아보며 저는 목사로서 얼마나 감사했는지요. 그 가운데에는 이런 전략도 나왔습니다. “나가보니 너무나 가난한 사람들이 많더라. 그들은 추수감사절에 가족도 없고 터키도 먹지 못할 것 같은데 우리 교회가 추수감사절 날 그들을 초청하여 점심을 제공하자. 누가 아는가? 그 날의 추수감사절 만찬이 지금까지 그들에게 유일한 추수감사절 만찬일 수도 있고, 그렇게 하여 그들이 예수님을 만나게 될 수 있지 않겠는가?” 그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제가 조용하게 물었지요. “ 참 좋은 생각인데 그럼 누가 그 명절날 교회에 와서 음식을 준비할 수 있을까요?” 그 질문이 끝나자 마자 한 쪽에서 큰 소리로 누군가 답하였습니다. “ 목사님, 우리 가정이 책임지고 음식은 마련하겠습니다! 다만 미리 광고를 해서 몇 명이 오는가만 알려주세요!“ 가슴이 찡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교회들이 늘 전도에 힘쓰다보면 교회 안에서 다투고 분쟁할 에너지가 남아 있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교회는 오직 영혼 구원의 열정으로 타오르고, 추수밭 정복만이 그들의 관심사가 될 것이기 때문이지요. 정말 전도가 이렇게 좋은 줄은 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