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에서는 기독교가 말썽입니다. 조계사 불전함(교회로 하면 헌금함)에서 교회 헌금 봉투가 발견되었는데, 그 봉투 안에는 “예수 믿으면 천국에 가고,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갑니다”라는 글씨가 찍힌 천 원짜리 지폐가 들어 있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 기독교 편향적이라고 하여 불교도들이 27일에 범불교도 대회를 열어 정부와 기독교를 성토했습니다. ‘불신자가 더 좋아하는 목사’로 정평이 나 있는 어느 목회자가 불교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해서 또 문제가 되었습니다.

기독교인들의 도를 넘어선 전도 열정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요즈음에는 한국 뉴스를 읽다가 가슴이 털컹 내려앉는 경험을 자주 합니다. 제가 그들과 같은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에 얼굴을 붉힐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뭐, 그렇다고 해서 제가 훨씬 낫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적어도 상식과 염치와 예의는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기독교인들이 자신들의 열심만을 생각한 나머지, 무신경하고 독선적이며 일방적이고 무례합니다. 불당에 몰래 들어가 불상을 훼손하고 속으로 “할렐루야!”를 외칩니다. 빈 공간 마다 붉은 페인트로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이라고 써 놓으면 그것을 보고 회개하고 예수 믿는 사람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정신이라 하기 어렵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한국 교회여, 앞으로 5년 동안 전도를 전면 중지합시다!”라고 제안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건 해결책이 아님에 분명합니다. 오히려 이 같은 상황을 거울로 하여 우리 스스로를 반성해야 합니다. “우리는 당신들과 다르다”라고 외쳐 보았자, 믿지 않는 사람들의 눈에는 같아 보입니다. 그러니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우리가 나서야 하겠습니다. 전도를 피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전도하기 위해 반성하고 연구하고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9월 한 달 동안 전도에 대해 집중적으로 생각해 보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전도가 왜 문제이며, 왜 전도해야 하는지, 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하고 기도하며 탐색할 것입니다.

전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기로 말하자면, 제가 여러분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도 전도에 대한 부담감으로 길거리를 다니며 열심히 전도해 보기도 했고, 전도에 대해 좌절해 보기도 했으며, 길거리 전도자들을 보며 분노한 적도 많았습니다. 그러므로 전도의 부담을 안겨 드리는 것이 저의 목적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마음의 부담을 걷어내고 ‘말이 되는 전도’, ‘감화력이 있는 전도’, ‘상식이 통하는 전도’가 무엇인지를 함께 생각해 보려 합니다.

한 번이라도 “어떻게 하면 내 자녀에게 믿음을 전해 줄 수 있을까?”를 두고 고민한 분이라면, 9월 한 달 동안 이 일에 마음을 쏟아 보시기 바랍니다. 예배 참석과 설교 경청, 속회 참여와 진지한 토의, <스타벅스 세대를 위한 전도>(Re-imagining Evangelism) 읽기, 그리고 기도와 반성과 연구를 통해 새로운 영적 경지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내 자녀뿐 아니라 만나는 사람에게 마다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겨나게 하는 삶의 방법을 찾아보십시다. 그리하여 우리의 인생을 통해 가장 고귀한 것 즉 사람의 영혼을 구하는 ‘사람 낚는 어부’로 살아 보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