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아이들과 함께 맥도날드에 들렀습니다. 오래만에 들렀더니 못 보던 메뉴가 있었습니다. 서던스타일 치킨 샌드위치였습니다. 새 메뉴를 주문을 해서 먹어 보았습니다. 맥도날드의 빵에 약간 진한 간이 느껴지는 닭고기 튀김이 들어가고 소스가 발라져 있습니다. 거기에 오이 피클이 하나 들어 있었습니다.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한눈에도 아주 간단해 보이는 서던 스타일 치킨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맥도날드 본사에서 새 메뉴를 만들기 위해서 어떤 과정을 거쳤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본사의 개발 담당 부엌에서 일하는 조리사는 아마도 세계 최고 수준의 요리사일 것입니다. 최고급 식당이나 호텔에서 일해도 좋을 매스터 셰프일 것입니다. 귀한 재료를 사용해서 작품 같은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요리사들이 값싼 재료를 사용해서 2-3달러짜리 샌드위치로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사람들의 입맛에 딱 맞고 누구나 다 맛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맛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기존의 맥도날드 메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잘 어울리고 보완해 줄 것을 만들어야 합니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3만 여개의 식당에서 만들어 팔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재료를 쉽게 공급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존의 공급 체계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종업원들이 아주 쉽게 새로운 샌드위치를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기존의 시설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새로운 장비가 들어가더라도 최소한의 추가 장비를 사용해야 합니다.

만약에 다른 패스트푸드 체인에서 성공한 메뉴라고 해서 도입을 했다가 장비, 종업원 훈련, 이미지, 재료의 공급, 광고 효과 등에서 조그마한 차질이라도 생기면 개당 3달러가 안 되는 샌드위치로 인해서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교회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건강한 교회라고 해도 정체하기 시작하면 건강도 잃게 됩니다. 새로운 사역의 영역을 개척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합니다. 새로운 프로그램이나 사역을 개발할 때 무턱대고 할 수 없습니다. 차라리 개척 시기라면 마치 요리사가 실력발휘 하듯 멋진 음식을 계속해서 만들어 내면 됩니다. 그러나 이미 기존의 건강한 틀이 잡혀 있는 교회라면 새로운 시도를 할 때 고민이 커집니다. 맥도날드 샌드위치를 새로 개발할 때처럼 신경 쓰고 고려할 것이 많아집니다. 때로는 최고로 맛있는 샌드위치 대신에 누구나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를 만들 듯이 그저 평범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할 때가 많습니다. 기존의 프로그램을 약화시키지 않으면서도 잘 보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합니다.

성도의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젊어서 무엇이든지 새로울 때는 최고의 음식을 꿈꾸며 최고의 재료를 모아서 새로운 시도를 해 보면 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절대로 실패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믿고 인생의 과거도 하나님 손에 맡긴다면 새로움에 대한 기대가 달라집니다. 매스터 셰프인 하나님께서는 자녀의 인생의 앞날을 그리면서 지난 인생의 모든 슬픔과 기쁨, 사랑과 미움의 경험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새로운 메뉴를 만드실 것입니다. 지난 경험, 과거의 기억, 지난 성공과 실패를 하나도 버리지 않고 새로운 메뉴를 만드실 것입니다.

인생에서도, 교회 생활에서도 가장 위대한 요리사인 하나님께서 새로운 매뉴를 만드시면 우리의 현재, 과거의 모습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이미 오래 전부터 있었던 것 같은 메뉴를 더하실 것입니다.

<위 칼럼은 지혜와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의 모임인 '연우포럼'(www.younwooforum.com)과 합의하에 전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