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예배를 마치고 성도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실수를 하였다. 내가 “오늘 처음 오셨군요, 환영합니다.”라고 한 분에게 말을 건네자, 그 분이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한 달 전부터 예배 참석하고 있습니다, 목사님”. . . 죄송한 마음이 들면서 자신의 한계를 다시금 인정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하나님의 교회가 양적으로 성장하는 것은 분명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와 축복이다. 구원받는 자를 날마다 더해 주시는 분은 결국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사도행전 2:47) 우리는 이 사실 앞에서 항상 감사하며 겸손하여서 성장을 자랑하기 보다는 우리의 사명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교회의 양적 성장과 함께 우리에게 주어지는 과제는 “크고도 작은 교회”를 이루는 것이다. 즉, 양적으로 성장하면서도 각 사람을 향한 돌봄과 양육, 교우들 간의 친밀한 교제가 계속 활발하게 이루어짐으로 질적 성장의 균형을 이루어가는 것을 말한다.

이 목적을 잘 감당하기 위해 교회마다 셀조직, 목장모임, 가정교회 등의 소그룹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우리 교회도 성경공부, 친교, 기도를 중심으로 모이는 다양한 소그룹들이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모임이 구역모임이다. 지역별로 형성된 14개의 교구가 있고, 각 교구는 3 내지 6개의 구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구역은 6 내지 10개의 가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교구 산하 구역에서는 소그룹으로 모여 구역원들간의 친밀한 모임이 매월 이루어지는 것이다.

구역모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살펴보자. 찬양과 경배, 말씀의 은혜 나눔, 중보기도로 짜여진 소그룹 예배가 있고, 이어서 준비해 온 음식과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교제의 시간이 있다. 뿐만 아니라, 매월 준비해온 선교헌금을 드려 세계선교의 한 몫을 감당하는 사역이 있다. 예배, 교육, 친교, 봉사, 선교의 교회의 목적을 이루고 있는 다섯 요소가 다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구역은 작은 교회라 할 수 있다.

어느 모임이나 그렇지만 특히 소그룹이 본연의 목적을 이루며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랑으로 하나가 되어야 한다. 서로 마음 문을 열고, 개인과 가정의 상처와 문제를 내려놓고 합심하여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위로와 치유를 경험하기까지는 서로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 주고, 모이를 힘쓰며, 인내하며 섬겨주는 사랑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인간적인 자랑을 하면 비교와 경쟁심을 유발시키지만 아픔을 이야기하면 공동체가 형성된다. 진정으로 마음을 열고 나의 갈등과 상처까지 서로 나눌 수 있는 공동체가 형성되기까지는 서로 섬기며 세워주는 삶을 통해 서로 신뢰와 사랑을 다지는 기간이 요구된다.

오늘도 이렇게 아름다운 구역, 작은 교회가 필그림의 식구들이 살아가는 지역 지역에 세워지기 위해 앞장서 섬기며 수고하는 교구장, 구역장, 권찰들을 격려하며, 모이기를 힘쓰며,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서로를 섬기는 구역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