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과테말라에 가서 한 사역 중에는 산 안토니오에서 처음 있는 일들이 여러 가지 있었습니다. 매일 두 세 학급씩 VBS(여름성경학교)에 참여하였는데 약 80명의 다른 아이들이 나흘 동안 참석하였습니다. 방과 후가 되는 오후 12시30분에 햄버거 점심식사로서 VBS가 시작되었는데, 이 동네 아이들이 단체로 햄버거를 먹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사실 이곳에서 햄버거를 먹는 것은 우리들이 1년에 한 번 정도 근사한 랍스터를 먹는 수준입니다. 한 식구가 햄버거 외식을 하려면 도시에 나가서 30불 정도를 써야 하는데 한 달 생활비 200불에서 쉽게 지출할 수 있는 금액도 아니거니와 산 안토니오에는 아예 햄버거를 파는 식당이 없습니다.

수도인 과테말라 시티에 미국의 SAM'S 같은 대형 Grocery가 있는데 과테말라 최상층 10%의 사람들이 이용한다고 합니다. 약 500개 정도의 햄버거 패티(햄버거 고기)를 샀더니 그 큰 가게가 우리 때문에 동이 났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숫불로 구운 햄버거가 인기 만점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선교팀은 오늘도 햄버거, 내일도 햄버거, 계속 햄버거를 먹었기에 저로서는 일년치 햄버거를 다 먹고 왔습니다.

이 지역에 김찬수 선교사님이 사역하신 후 첫 단기선교단이 찾아 온 팀이 저희 팀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산 안토니오의 호텔에 한인들이 잔 것이 처음 있는 일이었다고 합니다. 호텔과 학교 사이를 오가면서 동네 사람들에게 열심히 인사들을 하면서 크리스챤의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이 곳 어른들을 위하여 베푼 한식 만찬도 이곳 사람들에게는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윤택한 생활을 하는 분들이 아니기에 일반 파티에 참석하기도 힘든데 한국식 만찬은 더욱 이채로웠을 것입니다. 산 안토니오에 돼지 불고기와 잡채, 김밥이 처음 등장하는 만찬이었습니다.

이 학교에 미국식 교실을 한 학급 만들어 주었는데 우리교회 도서실처럼 드라이월 벽과 천정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런 재료와 공법을 처음 보기에 많은 사람들이 구경을 하였습니다. 어둡고 덥고, 소음이 심했던 곳에서 공부하던 아이들은 처음으로 밝고 아늑하고 조용한 교실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산 안토니오에 좋은 소문이 엄청났습니다.

저희 교회가 단기선교를 다니면서 오가는 길에 역사적인 곳을 한두시간 들른 적은 있지만 아예 마음먹고 하루를 관광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린 후 2시간정도 화산을 올라가니 온 주위가 흘러내린 시꺼먼 용암으로 덮여서 풀 한 포기 자라지 못하는 거대한 바위산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그 아래로 용암이 흐르는지 뜨거운 열기에 신발 바닥이 탈 정도였습니다. 나무 지팡이를 꽂아두면 불이 붙을 만큼 뜨거운 화산 등반도 우리들에게는 처음 경험하는 일이었습니다.

백장로님은 연세가 있으셔서 화산등반이 힘드셨습니다. 말을 타고 올라가기도 하는데 평지에서 말을 타는 것은 쉽지만 산으로 올라가는 말은 흔들면서 뛰다시피 오릅니다. 그래서 말의 몸을 꼭 붙들어야 하기에 노인들께는 쉽지 않은 코스입니다. 장로님께서는 산등성이의 온천에서 쉬시는 동안 잉꼬같은 백권사님도 산에 오르시는 것을 포기하고 함께 온천에서 쉬셨습니다. 화산등반을 마치고 생각보다 일찍 내려온 선교팀은 시간이 허락하였기에 보너스로 온천까지 즐겼습니다. 저희 교회 선교여행 사상 선교와 관광 묶음 패키지도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항상 느끼는 사실이지만 선교지에 가고 나서 보면 항상 드림팀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 사람도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없도록 완벽하게 계획하시고 운행하시는 하나님께 다시 한 번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신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