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탈북자를 돕다 강제 납북돼 영양실조와 고문후유증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진 김동식 목사의 부인 주양선(가명) 선교사는 25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시키겠다는 미 부시 행정부의 입장에 강하게 반발했다.

주 선교사는 “북한이 테러지원국이라는 사실은 전세계가 다 아는 사실인데 그 동안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분류하는) 이 일에 가장 앞장서 왔던 미국이 북한의 핵시설 신고를 전제조건으로 이같은 일을 벌이고 있다는 것에 대해 큰 실망감을 느낀다”면서 “부시 행정부는 납북자 문제 해결에 진전 없이는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제외시켜서는 안된다는 기존입장을 고수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주 선교사는 작년 한 선교사를 통해 접하게 된 남편의 사망소식을 언급하면서 “2000년 중국 옌지에서 북한공작원들에 의해 납치된 남편은 음식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해 몸무게가 80kg에서 35kg으로 줄었으며 사상전향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심한 고문을 당하다 감옥안에서 목숨을 잃었다”면서 “하지만 북한은 공식적인 남편의 생사여부 발표뿐만 아니라 납치사실에 대해 일절 함구하고 있다. 미국정부는 남편뿐 아니라 또 다른 피해자를 예방하는 차원에서라도 이 문제를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 남편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납북자 문제 해결을 전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북제재를 완화시켜나가는 이번 조치는 납북자문제 해결을 위한 마지막 카드를 버리는 큰 실수이며 지금도 북한정권안에서 인권탄압을 받고 있을 납북자들과 고인들, 유가족들에게 씻지못할 깊은 상처를 안겨주게 될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 선교사는 마지막으로 “밖에서 테러지원국이 아니라고 공포한다고 해서 테러지원국이 아닌것이 아니라 테러행위를 하지 않아야 테러지원국이 아닌 것”이라면서 “미국정부는 테러행위뿐 아니라 온갖 반인권적 행위를 일삼는 북한 정권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시키는 일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05년 상하원의원 20여명과 함께 김동식 목사 납북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문건에 사인한 바 있는 미 민주당 대선후보 버럭 오바마가 최근 이에 대한 입장을 번복해 대선정국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주 선교사는 24일 미 주요언론에 성명을 내고 오바마 후보가 입장을 돌려줄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