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을 보고 돌아오면 다른 산 보기를 원하지 않고, 구채구에서 돌아오면 다른 물 보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중국 속담이 있다고 합니다. 깊은 물 속이 훤히 보일 만큼 투명하고 맑은 호수의 비경과 다채롭게 어우러진 산세를 자랑하며, 물의 향연, 신선이 노는 아름다운 물의나라, 신화 속의 별천지,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이라는 다양한 별명을 지닌 곳이 바로 티벳 장족이 살고 있는 구채구입니다. 2002년, 신학교 강의 차 방문한 중국 여행시, 어느 허름한 여관에 묵은 적이 있는 데, 제가 묵었던 방에 걸려 있는 풍경 사진 한 장에 깊이 매료된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자연을 유달리 좋아하며, 자연을 보는 눈도 예민한 편입니다. 사진 한 장만 보고도 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과 사랑스러움을 곧 읽어내고 느끼며 즐길 수 있는 감수성을 가졌다고나 할까요? 정말 범상치 않은 아름다움을 가지고, 과연 천사들의 휴양지로 선택될만한 평화스럽고 신비해 보이는 그 자연의 현장을 추적한 결과, 그 곳이 그렇게도 유명한 티벳의 구채구라는 곳임을 알게 되었고, 그 이후 저는 티벳이라는 나라에 남다른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선물받은 민족인 티벳 장족의 삶은 그 자연과 너무 대조를 이루어 또, 제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의 환상을 가지고 저는 수업이 시작되자 중국 학생들에게 물었습니다. " 티벳 장족이 어떠한 사람들입니까?" " 그들은 칼을 차고 다니며 아무나 죽이는 무서운 민족이지요!" 첫 대답이었습니다. " 교회는 있습니까?" " 거의 없습니다. 대표적인 중국의 미전도 종족입니다." 그 대답을 들으며 저는 티벳 장족 입양을 생각하게 시작했고, 그 후 몇 번인가에 걸쳐, 우연인지 하나님의 섭리인지, 티벳 장족과의 만남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티벳문화를 소개하는 비데오를 보며, 그들의 강한 종교성과 가난하고 뒤떨어진 문명의 모습을 알게 되었습니다. 흙바닥에 두 다리를 뻗고 엎드리어 신에게 경배하는 그들을 바라보며 저들에게 복음이 들어가, 참 신이신 하나님을 만나야 한다는 간절한 소원이 생겼으며 이렇게 하여 우리 교회는 지난 2002 년 티벳장족을 입양하게 되었습니다.

미전도 종족 입양이란 아직 교회가 세워지지 않거나, 교회가 있더라도 극히 미미하여 자체 전도가 힘든 민족을 개 교회가 선택하여 양자차럼 입양하여 마음에 품고 기도하며 지원하여 그 민족의 복음화를 돕는다는 선교 방법중의 하나입니다. 그 당시 우리 교회가 결정한 티벳장족을 선교하는 방법은 중국에 있는 신학교를 지원하고 졸업생들로 하여금 티벳으로 진출하여 선교하게 한다는 방침이었습니다. 그 후 졸업생들 중 몇 명이 티벳 부근으로 단기 선교를 다녀오게 되었고, 그 곳의 가정 교회들을 도와주고 왔다는 선교 소식을 들으며, 일단 티벳 선교의 1차 목표가 이루어졌음에 기뻐했지요.

그러다 이번 북경 올림픽을 앞두고 불거진 티벳 사태를 통하여 마음 한 구석에 있었던 그 민족을 향한 부담과 사랑이 새롭게 되살아나게 되었습니다. 독립을 외치다가 중국 정부의 무력진압에 피를 흘리며 숨지고 부상당하여 쓰러지는 수많은 사람들, 온통 화염과 재속에 휩싸여 불타오르던 티벳의 참상을 미디아를 통하여 바라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솟구치며, 예리한 아픔이 스쳐지나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때 비로소 저는 어떤 민족을 입양한다는 것이 아이를 입양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입양했다면 그저 몇 번의 단기 선교로는 절대 충분하지 않으며 장기 선교사를 파송하여 완전히 자립할 때까지 돌보아야 한다는 소원이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이번 한국, 일본 선교 여행길에 저는 중국도 방문하여 티벳 선교에 대하여 협의할 예정입니다. 신선이 논다는 신비스러운 물의 나라 구채구, 하나님이 주신 그 아름다운 산야에서 살고 있는 티벳 장족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하나님께 돌아옴으로 그 아름다운 자연을 만들어주신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