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는 확실히 올해 미국 대선의 키워드다. 이번 미 대선은 침례교 목사와 몰몬교도의 경선 출마, 후보자에 대한 무슬림 의혹 제기까지 전례가 없는 ‘종교 대결’의 양상을 띠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이미 중도 하차했지만 지금까지의 경선에서 그래왔듯, 남은 대선에서도 종교는 백악관 입성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천포스트(CP)는 최근 미국 종교 지도의 가장 큰 산맥인 가톨릭과 개신교가 남은 경선과 오는 11월 본선에서 미칠 영향을 전망했다. 종교와 공공생활에 대한 퓨 포럼(Pew Forum)의 종교와 정치 분야 특별연구원 존 그린(Green)이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분석을 제시했다.

존 매케인(Mccain) 상원의원의 후보 확정으로 사실상 경선이 막을 내린 공화당과 달리 민주당은 버락 오바마(Obama) 상원의원과 힐러리 클린턴(Clinton) 상원의원이 여전히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 두 후보의 눈은 다음달 22일 예비선거가 열릴 펜실베이니아 주를 향하고 있다. 대의원 수 158명의 이 주는 인구 다수가 백인 가톨릭 교인과 개신교인이다. 지난 4일 미니 슈퍼 화요일에 클린턴이 승리를 거둔 오하이오 주도 비슷한 기독교 인구 비율을 나타냈다.

따라서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클린턴이 승리할 확률도 높게 평가된다. 오하이오 주에서 클린턴은 백인 가톨릭 교인과 개신교인 전체에서 3분의2 가량의 표를 휩쓸었다. 같은 날 텍사스 주에서도 클린턴은 두 그룹에서 5분의3의 지지를 얻으며 오바마의 연승 행진을 끊었다. 그린은 클린턴의 최근 성적이 펜실베이니아에서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은 경선 가운데 오는 5월 인디애나 주, 웨스트버지니아 주, 켄터키 주 역시 클린턴에게는 이와 비슷한 호기를 제공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 주는 백인 개신교인, 특히 복음주의 유권자 인구가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지난 11일 미시시피 주에서 승리한 오바마는 5월 중 열리는 노스캐롤라이나 예비선거에서도 이길 가능성이 높다. 미시시피 주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지역 역시 흑인 개신교인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바마는 흑인 개신교인만이 아닌 높은 교육 수준의 백인 가톨릭 교인과 개신교인 층에서도 높은 지지를 확보하고 있어 결과를 쉽사리 예측할 수는 없다.

그린에 따르면, 남은 민주당 경선에서 가장 흥미롭게 관전할 만한 경기는 오레곤 주 예비경선이다. 오레곤 주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원이 많고 종교적으로는 무신론자, 불가지론자를 포함해 무종교 유권자들이 인구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린은 “그동안 자신이 얼마나 기독교적인 인물인지 알리며 기독교 유권자들을 지지를 얻는 데 힘써온 두 후보가 무종교 유권자가 대다수인 이 주에서 어떻게 표를 모으는지 지켜보는 것도 기독교인들에게 있어서는 매우 흥미로울 것이며 이후 경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경선이 승자 없이 5월말까지도 지속된다면 오레곤 주에서의 예비선거가 후보 확정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오레곤 주 예비선거는 5월 20일 열린다.

이미 본선 채비에 나선 공화당 매케인 진영은 민주당과의 싸움을 위해 당의 전력을 기독교 층의 지지로 재정비해야 할 상황이다. 매케인은 4일 미니 슈퍼 화요일에 텍사스 주와 오하이오 주에서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를 큰 차로 이겼지만,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의 표만은 반반씩 나눠가져야 했다. 그린은 매케인이 개신교인 층의 지지를 얻기 위해 경선 과정에서 유력한 복음주의 정치인으로 떠오른 허커비와의 협력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오는 11월 본선에서는 가톨릭교인이 개신교인보다 민주당에 투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그린은 가톨릭교인과 개신교인 사이에 분명히 존재하는 정치적 ‘분리(division)’에 대해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그는 가톨릭교인 가운데서도 아직 어느 당 쪽으로도 마음을 굳히지 못한 유권자들이 있으며, 이들은 민주당 또는 공화당 어디든 설득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