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정부가 반이슬람 영화를 제작한 자국 정치인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영화 ‘피트나(Fitna, 아랍어로 투쟁을 의미)’를 제작한 게르트 빌더스(Wilders) 의원을 살해해야 한다는 게시물이 최근 한 이슬람 무장단체의 웹 사이트에 올라왔다.

빌더스 의원은 2006년 자신이 창당한 자유당(Party for Freedom)을 이끌고 있으며, 네덜란드에서 코란을 금서 조치하는 등의 반이슬람 정책 주장과 코란을 히틀러의 ‘나의 투쟁(Mein Kampf)’에 비유하는 등의 발언으로 지난 수년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살해 위협을 받아 왔다.

현재 경찰의 철통 보호 아래 생활하고 있는 그는 이같은 협박에 “절대로 굴복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나는 표현의 자유를 실천하고 있으며, 누구도 위험에 빠뜨리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주장했다.

빌더스 의원에 따르면 영화는 오는 3월 초 완성될 예정이며 네덜란드 방송사들의 검열 작업을 거치면 텔레비전 방송 또는 인터넷 사이트(www.fitnathemovie.com)에서 볼 수 있게 된다. 그는 영화 내용에 대해 코란을 바라보는 자신의 견해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영화에 대해 이란 등 강경파 이슬람 국가들은 “극악무도한 영화”라며 반발하고 있으며, 유럽의회는 빌더스 의원이 유럽 내 인종차별을 촉발시키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 또한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최소 50명의 희생자를 낸 덴마크 마호메트 만평 사태 때와 같은 대규모 폭동 시위를 촉발시킬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를 유튜브에 올려 전 세계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여론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네덜란드 정부는 빌더스 의원의 신변 보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네덜란드에서는 지난 2004년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증손자인 테오 반 고흐 감독이 이슬람 여성들의 인권유린 실상을 폭로한 영화 ‘굴종(Submission)’을 제작한 뒤 대낮에 이슬람 무장단체에 의해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 단체 소속 무슬림들은 그에게 8발을 총을 쏜 뒤 목을 베던 도중 체포됐다. 영화의 작가인 소말리아 출신의 여성인권운동가 아얀 히르시(Hirsi) 알리 전 네덜란드 의원 역시 끊임없는 살해 위협을 받으며 현재 도피 생활 가운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