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불교국가인 스리랑카에서 최근 여러 형태로 기독교계와 선교사들에 대한 핍박이 가중, 특히 외국인 선교사에 대한 최초의 공격으로 한국인 선교사들에 대해 습격이 잇따라 발생하여 한국 교민과 교계, 선교사회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리랑카에서 지난 2003년 동안 성전 방화, 파괴, 목회자나 성도들에 대한 폭행, 납치 등 교회에 가해진 불교 국수주의자들의 공격횟수가 약 135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지난해 12월 5일에는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불교 승려 10명과 청년 6명이 이성상 선교사(대한예수교장로회), 정용택 선교사(바울선교회) 등 한국인 선교사 두 가정을 습격했다. 이들은 전화선을 끊고 출입문을 봉쇄한 상황에서 스리랑카를 떠나지 않을 때 죽일 수도 있다고 협박하며 성경책, 신학서적, 선교 자료 등을 탈취했다.

또한 지난 9월에는 하나님의 성회 소속 교회들이 습격을 받았고 행동대원들은 의심이 가는 NGO 사무실을 들이닥쳐 기물을 부수었다. 한국 온누리교회는 콜롬보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인터내셔널 학교를 경영하고 있는데도 경고를 받았다. UBF 스리랑카 지부는 반기독교 감정이 고조되는 상황 속에서 캠퍼스 사역이 위축되고 있음을 편지를 통해 전해왔다.

특히 지난달 5일에 일어난 사건은 불교도가 69%에 이르는 스리랑카에서 신흥교단들의 교세확장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기독교계와 선교사들에 대한 조직적이고 폭력적인 방해를 일삼는 가운데 외국인 선교사로서는 처음으로 공격받은 것이다. 이에 주스리랑카 한국 대사관은 현지 외무부에 공식적으로 항의하고 수사와 한국인에 대한 보호조치를 요청했다.

기독교계에 대한 핍박이 점차 가중되는 데에는 스리랑카에서 가장 영향력 있던 승려 소마(Soma)의 죽음이 기독교인들에 의한 계획적인 살해라는 사실무근의 주장이 생겨난 것도 있다.

소마는 언론에 등장하여 공개적으로 교회와 믿는 자들에 대한 물리적인 공격을 선동하고 불교 국수주의 제자들을 기르던 장본인이었다. 그의 죽음은 러시아 대학의 미국 투자자인 자야세카라(Jayasekera)라는 스리랑카인 목사가 소마가 저술한 책에 대해 러시아 대학 박사학위를 수여하고자 초청한 가운데, 러시아에서 심장마비로 죽은 것이었다. 이에 불교측에서는 소마의 죽음이 자연사가 아니라 기독교인들의 계획적인 살해로 교회를 비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불교 국수주의자들은 버스, 집 등 곳곳에 승복색깔의 황색 깃발을 쳤고 보통 3~4일 만에 화장하는 것을 일주일이나 늦추어 24일을 화장일로 잡아 기독교에 대한 반감을 고조시켰다. 소마의 화장은 시내 한가운데 있는 독립기념관에서 있었다.

현지에서 10년간 근무한 한 NGO단체 직원은 "소마의 죽음에 온 나라가 애도를 표했으며 이처럼 대동단결하여 한 목소리를 내는 경우를 본적이 없었다"며 "모든 언론과 전자신문들도 소마의 죽음과 장례에 관심을 집중했고 장례식을 중계하던 언론과 장례식때 나온 연사들은 소마의 죽음에 교회가 개입했고 교회의 죄를 고발하며 개종을 금지하는 입법을 주장했다"고 전했다.

또 불교 국수주의자들은 공격할 기독교 지도자와 교회 명단을 작성해 24일, 공격을 감행하기로 했었지만 정부가 이를 알고 경찰에서 즉각 조치를 취해 일단 위기를 넘겼다고 전했다.

한편, 일부 천주교인들도 언론을 통해 불교측의 반개종입법안을 찬성하는 뜻을 밝혔고 공개적으로 개신교를 비난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개신교를 돈을 탐하는 이단(cult)이라고 부르며 사람들을 비윤리적인 방법으로 개종시킨다고 비난하고 있으며 일부 힌두교도들도 이러한 움직임에 함께 하고 있다.

12월 29일부터는 불교의 반기독교 운동 주도 단체인 승려회(Sangha Sabha)소속 승려들이 반개종입법안 통과를 촉구하며 콜롬보 시내 불교부 앞에서 단식투쟁을 시작했다. 이에 스리랑카 정부는 서둘러 대화를 주선하고 결국 60일 이내에 이 법안을 국회에 통과 시키겠다는 서면 약속을 하여 단식 데모는 중단됐다고 한다.

이같은 반기독교 운동은 스리랑카 선교를 매우 위축시키고 있다. 핍박에 대한 두려움으로 기존 신자들의 교회나 선교회 출석이 저조하고 새로운 신자들이 오기 어려우며, 목회자들도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정상적인 사역을 이끌어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한 폭도들은 방화, 폭행을 자행한 뒤 치료해주거나 집을 새로 지어주겠다며 협박과 회유책을 병행하여 믿음을 저버린 신자들도 생겨나게 되었다고 한다.

현지 한국인 선교사는 "이 땅에 강력히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볼 때 핍박이 없어지기를 기도하기 보다 핍박을 통해 복음이 더욱 전파되기를 기도하게 되었다"고 이러한 상황가운데서도 스리랑카에 복음이 널리 전파될 수 있도록 중보기도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