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이 중국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인정한 홍콩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Joshua Wong)의 석방을 촉구했다. 기독교 신자인 웡은 홍콩에서 민주주의와 자유를 요구해 온 대표적 민주화 운동가로, 이번 유죄 인정에 따라 종신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펠로시 전 의장은 최근 의회 연설에서 "중국 법원이 웡이 '자유를 위해 발언한 것'과 관련해 유죄를 인정했다"며 "홍콩 국가보안법에 따라 종신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홍콩 국가보안법을 두고 "안보와는 거리가 먼 억압법"이라고 비판하면서, 웡의 석방을 위해 미국 의회와 국제사회가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펠로시 전 의장은 홍콩의 대표적인 언론인 지미 라이(Jimmy Lai)도 언급했다. 그는 "삶의 마지막 단계에 접어든 라이가 남은 생애를 감옥에서 보내게 될 수도 있다"며 "웡과 라이의 석방을 위해 국제사회의 압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미국 의회가 홍콩과 티베트, 중국 내 다른 지역의 인권 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초당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다"고 전했다.

펠로시 전 의장은 "우리는 자유를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이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의원들이 웡과 라이를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9세인 웡은 지난 3일 외국 세력과 공모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해당 혐의는 홍콩 국가보안법상 중대 범죄로, 최고 형량은 종신형이다. 홍콩 고등법원에서 국가보안 사건을 담당하는 윌리엄 탐 판사는 웡의 유죄 인정을 받아들였다. 재판에는 여러 서방 국가의 외교관들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웡이 현재 해산된 정치단체 데모시스토(Demosistō)에서 활동하면서 2019년과 2020년 해외 캠페인을 통해 홍콩과 중국 정부에 대한 제재 및 기타 징벌적 조치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웡은 해외로 망명한 홍콩 민주화 운동가 네이선 로(Nathan Law) 등과 공모해 외국 정부와 기관, 개인을 압박하고 홍콩에 대한 제재나 봉쇄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문제 삼은 행위는 2020년 7월 1일부터 11월 23일 사이에 발생했다.

웡은 이미 2020년 홍콩 입법회 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비공식 예비선거에 관여한 혐의로 국가보안법 위반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 중이다. 해당 형기는 내년 1월 만료될 예정이다.

변호인 데릭 챈은 "웡의 행위가 해당 범죄 가운데 가장 심각한 수준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며 양형 감경을 요청했다. 또 웡이 이미 약 6년간 복역한 점을 강조하며, 3년에서 10년 사이의 형량을 요청했다. 챈 변호사는 "웡이 수감 기간 동안 폭넓게 독서하며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해 왔다"며 "노부모를 돌보기 위해 석방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탐 판사는 구체적인 선고 날짜를 정하지 않았지만,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판결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이번 재판은 홍콩 민주화 운동가들에 대한 국가보안법 적용이 이어지는 가운데 진행됐다. 지난달에는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연례 행사를 조직해 온 리척얀과 저우항퉁이 '일당 독재를 끝내라'는 구호를 사용한 것과 관련해 체제 전복 선동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10대 시절부터 민주화 운동에 참여해 온 웡은 학생운동 단체를 설립하고 2014년 홍콩의 대규모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의 주요 인물로 부상했다. 이후 미국의 타임과 포춘 등으로부터 영향력 있는 젊은 지도자로 소개되기도 했다.

그는 기독교 가정에서 성장했으며, 교회가 운영하는 중등학교를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민주화 운동과 신앙은 홍콩의 종교·인권 자유 문제를 다룰 때 함께 주목받아 왔다.

홍콩에서는 2020년 6월 30일 국가보안법이 시행됐다. 홍콩 정부와 중국 당국은 국가안보와 사회질서 유지를 위한 법이라고 설명했지만, 국제 인권단체와 서방 정부들은 이 법이 홍콩의 자치권과 표현·집회·언론의 자유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