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의 반자치 섬 지역인 잔지바르에서 일부 교회가 공격을 받아 예배당 문이 파손되고 성경책이 흩어지는 등 기독교인들을 향한 위협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무슬림이 다수인 지역의 기독교인들은 추가 공격에 대한 두려움과 사회적 압력 속에서도 예배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기독연대(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 이하 ICC)는 지난 8월 6일 보고서를 통해 잔지바르를 비롯한 탄자니아 해안 지역의 기독교인들이 위협과 괴롭힘, 간헐적인 물리적 공격에도 불구하고 신앙생활을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잔지바르는 탄자니아 본토와 함께 종교의 자유가 헌법적으로 보장되는 지역이지만, 현지 교회 지도자들은 법률상 보장된 종교의 자유와 실제 기독교인들이 경험하는 현실에 상당한 간극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무슬림 인구가 다수를 차지하는 잔지바르와 일부 해안 지역에서는 교회가 예배를 드리는 것뿐 아니라 새로운 교회를 설립하거나 개종자들이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과정에서도 사회적·제도적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오픈도어(Open Doors)는 2025년 보고서에서 잔지바르와 탄자니아 해안 지역의 교회들이 예배당 내부를 포함해 기독교 활동을 조직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오픈도어에 따르면, 이 지역 교회들은 지역사회 지도자나 급진주의 단체, 때로는 적대적인 당국으로부터 위협을 받을 수 있으며, 교회 모임이 감시를 받거나 신도들이 괴롭힘과 협박을 당해 정기적인 예배 참석을 주저하는 경우도 있다.

오픈도어는 2025년 보고 기간 동안 최소 10곳의 교회가 공격을 받았으며, 사건은 잔지바르의 펨바와 웅구자를 비롯해 탄자니아 여러 지역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공격 유형에는 기물 파손과 방화, 시설 파괴 등이 포함됐다.

같은 기간 최소 100명의 기독교인이 신체적 또는 정신적 학대를 당한 것으로 보고됐지만, 상당수 사건이 당국에 제대로 신고되지 않기 때문에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수 있다고 오픈도어는 지적했다.

오픈도어는 "잔지바르와 해안 지역에서 교회가 법적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으며, 등록 과정에서 추가적인 감시를 받을 수 있다"며 "등록 절차가 지연되거나 방해받을 경우 일부 교회가 불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혐의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종교 자유 단체인 세계기독연대(Christian Solidarity Worldwide, 이하 CSW) 역시 유사한 문제를 제기해 왔다. CSW는 "2025년 11월 발표한 브리핑에서 잔지바르의 기독교인들이 예배 장소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제약을 받고 있다"며 "공식적인 법적 절차와 별개로 교회 건물을 건축하기 전에 지역사회의 동의를 요구받는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필요한 허가를 받은 교회들이 소송에 휘말리고 재판이 반복적으로 연기되는 사례도 있었다"고 했다.

CSW에 따르면, 지난 몇 년간 폭도들의 공격으로 최소 24개의 교회 건물이 파괴됐다. 지난 2020년 2월에는 음밤보니에 위치한 칼바리선교교회가 공격을 당했다. 당시 마체테와 망치, 휘발유 등을 소지한 남성들이 교회를 공격했으며, 필레몬 마필릴리 담임목사의 아내가 폭행을 당했다. 공격자들은 며칠 뒤 다시 찾아와 마필릴리 목사를 공격했고, 그는 중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마필릴리 목사는 "공격에 앞서 지역 관리로부터 '무슬림 공동체가 해당 지역에 교회가 들어서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떠나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현지 기독교 지도자들도 잔지바르의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ICC가 2022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데릭(가명) 주교는 "일부 기독교인들이 공격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일요일 모임을 중단하라는 권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종교 간 평등한 사법적 대우를 이루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기독교 교회에 대한 종파적 폭력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 무슬림 사법 공무원들이 집중돼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또 다른 기독교 지도자인 아담 목사는 "잔지바르의 상황은 종교적 차별과 배제와 관련돼 있다"고 했다. 그는 "잔지바르는 기독교인들이 소수라는 이유로 종교적 차별과 배제를 경험하는 심각한 상황에 있다"며 "기독교인들은 교회와 신자들을 보호해 달라고 당국에 반복해서 호소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다른 종교와 예배 장소가 법적으로 존중받고 보호되는 평등한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정부에 요청해 왔다"며 "신자들이 공격으로부터 보호받는 것이 우리의 꿈이자 매일의 기도"라고 덧붙였다.

오픈도어는 잔지바르와 탄자니아 해안 지역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사람들이 가족과 지역사회로부터 사회적 배척과 괴롭힘,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이슬람 공동체에서 기독교로 개종하는 것이 가족과 공동체의 정체성을 거부하는 행위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탄자니아와 잔지바르의 헌법은 종교와 관계없이 시민의 평등을 보장하고 양심과 종교 선택의 자유를 보호하고 있다. 또한 탄자니아 법은 예배 장소를 고의로 파괴하거나 훼손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 기독교계와 국제 종교자유 단체들은 법률상 보장된 종교의 자유가 실제 현장에서도 동일하게 보장돼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