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지 그래함 미 상원의원. ⓒUnited States Congress
▲린지 그래함 미 상원의원. ⓒUnited States Congress

미국 공화당의 대표적인 외교·안보 전문가이자 종교 자유와 생명 운동을 적극 옹호해 온 린지 그래함(Lindsey Graham) 연방 상원의원이 향년 71세로 별세했다. 그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미국 복음주의 지도자들과 정치권, 세계 각국 정상들이 잇따라 애도의 뜻을 밝혔다.

그래함 의원은 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인 지난 11일 별세했다. 이후 대동맥 박리(aortic dissection)가 사인으로 알려졌다.

1995년 연방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그래함 의원은 2003년부터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으로 활동하며 미국 외교·안보 정책의 핵심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연방 차원의 낙태 제한 입법을 꾸준히 추진했고, 국제 종교 자유와 박해받는 기독교인 보호를 위한 의정 활동에도 적극 나서며 복음주의 진영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프랭클린 그래함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빌리 그래함 목사의 아들인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래함 의원의 신앙을 회고하며 "그는 위대한 미국인이었고 강한 신앙심을 가진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 이맘때만 해도 린지 그래함은 자신이 하나님 앞에 서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며, 우리는 모두 하나님 앞에 설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직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를 통해서만 천국에 이를 수 있다"며 "그와 함께 사역할 수 있었던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래함 의원은 생전 남침례회(Southern Baptist Convention) 소속 교인으로서 여러 차례 자신의 신앙이 정치적 결정과 삶의 중요한 기준이 돼 왔다고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트럼프 "미국의 진정한 애국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SNS를 통해 "내가 아는 가장 훌륭한 사람 가운데 한 명이자 최고의 상원의원이었다"며 "그는 언제나 미국을 위해 일한 진정한 애국자였으며 많이 그리울 것"이라고 애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NBC '밋 더 프레스'(Meet the Press) 인터뷰에서 그래함 의원이 민주·공화 양당을 넘나들며 협력을 이끌어내는 뛰어난 정치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그는 "린지는 민주당과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었다"며 "우리는 시간이 흐르면서 더욱 가까워졌고, 그는 정말 훌륭한 동료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래함 의원이 별세하기 전날 밤 마지막 통화를 했으며, 그래함 의원이 최근 우크라이나 방문 결과와 함께 자신이 추진 중이던 법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공직에 대한 신념 함께 나눴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도 SNS를 통해 "우리는 종종 의견이 달랐고 때로는 격렬하게 논쟁하기도 했지만, 공직의 가치와 상원에 대한 깊은 존중만큼은 함께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린지는 나처럼 미국 상원을 모든 결점에도 불구하고 소중히 여겼던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민주당 소속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역시 "그는 수십 년간 정치를 했지만, 여전히 어린아이 같은 열정을 간직했던 사람이었다"며 "세계 각국을 함께 방문할 때마다 자신의 일을 진심으로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네타냐후·젤렌스키도 애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은 가장 위대한 친구 가운데 한 명을 잃었다"며 "린지 그래함보다 이스라엘을 더 지지한 친구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안보가 불가분의 관계임을 이해했던 정치인이었으며, 양국 동맹 강화를 위해 평생 헌신했다"고 평가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우크라이나를 열 차례나 방문하며 가장 어려운 시기에 우리 곁을 지켜준 진정한 자유의 수호자였다"고 추모했다. 그는 "최근에도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며 "지난주에도 두 차례 만났는데 그의 조언과 우정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받는 기독교인들의 일관된 옹호자"

미국 보수 기독교 싱크탱크인 가족연구협의회(Family Research Council)의 토니 퍼킨스 회장은 그래함 의원을 "태아 생명과 종교 자유를 위한 헌신적인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퍼킨스 회장은 "그는 낙태 문제에서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일관되게 옹호했다"며 "무엇보다 세계 곳곳에서 신앙 때문에 고통받는 기독교인들을 꾸준히 대변해 온 정치인이었다"고 말했다.

그래함 의원은 생전 국제 종교 자유 증진과 박해받는 기독교인 보호를 위한 초당적 활동에 적극 참여했으며, 중국·중동·아프리카 등지에서 발생하는 종교 박해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