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기독일보) 시애틀 십자가교회 이진호 목사
시애틀 십자가교회 이진호 목사

식당에 가면 단골손님이 있습니다.

그들은 단순히 음식이 맛있어서만 그 식자를 찾지 않습니다. 주인의 따뜻한 인사, 힘들 때 건네준 작은 배려, 오랜 시간 쌓인 정 때문에 다시 찾아갑니다. 사람은 사랑을 받으면 그 사랑에 반응하게 되어 있습니다. 사랑은 흘러가는 것이지,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신앙생활에서는 때때로 이상한 일이 일어납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사랑을 받으면서도 그 사랑을 흘려보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은혜는 받지만 감사는 적고, 용서는 받지만 용서는 하지 않고, 섬김은 받지만 섬기지는 않습니다. 마치 모든 것을 공급받고도 아무런 응답이 없는 것처럼 살아갑니다.

어떤 사람은 교회를 통해 위로 받았습니다. 어떤 사람은 기도의 응답을 경험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인생의 깊은 절망 속에서 주님의 손길로 다시 일어섰습니다. 그런데 그 시간이 지나면서 받은 사랑은 기억하지만 사랑하는 삶은 잊어버릴 때가 있습니다. 은혜의 소비자는 되었지만 은혜의 전달자는 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사랑의 출발점이 어디인지를 분명히 가르쳐줍니다. 사랑은 우리의 결심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사랑은 하나님의 사랑에서 시작됩니다. 우리는 사랑받을 만해서 사랑받은 것이 아닙니다. 죄인이었을 때, 연약할 때, 하나님을 찾지도 않았을 때 주님께서 먼저 우리를 찾아오셨습니다. 십자가는 바로 그 사랑의 증거입니다.

그래서 성도의 사랑은 의무가 아니라 응답입니다. 억지로 하는 봉사가 아니라 받은 은혜에 대한 감사의 표현입니다. 누군가를 참고, 용서하고, 섬기고, 격려하는 이유는 우리가 이미 넘치는 사랑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어젯밤의 감정이 아니라 삶의 방향입니다. 가정에서 사랑하고, 교회에서 사랑하고, 때로는 사랑하기 어려운 사람까지도 사랑하려고 애쓰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길입니다. 우리가 받은 사랑을 나누기 시작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 또 다른 사람을 살리는 은혜의 통로가 됩니다.

사도 요한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사랑함은 그가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음이라" (요일4:19)

이번 한주도 주님의 사랑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사랑만 받는 자리에 머물지 않고, 사랑을 흘려보내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주님께 받은 사랑이 우리의 가정과 교회, 그리고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흘러가기를 소망합니다.

"사랑 받았기에...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