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에 둘째 딸이 고등학교를 졸업을 했습니다. 첫째 딸이 졸업할 때도 그랬지만, 졸업식 내내 마음 한편이 묘했습니다. 기쁘고 감사한데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무대 위로 걸어가는 딸의 모습을 바라보는데 시간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제 이렇게 자랐을까요. 작은 손을 잡고 처음 학교에 데려다주던 날, 넘어질까 뒤따라 걷던 때가 있었습니다. 숙제를 도와주고, 친구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웃고 울었던 기억들이 아직도 선명한데 어느새 자신의 삶을 향해 걸어가는 청년이 되어 있었습니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아이를 키우는 일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를수록 부모가 된다는 것은 아이를 보내는 법을 배우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가 어릴 때는 해줄 수 있는 것이 많았습니다. 아프면 안아줄 수 있었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대신 해결해 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녀가 성장할수록 부모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줄어듭니다. 대신 기도는 늘어납니다. 조언보다 기다림이 많아지고, 간섭보다 신뢰가 많아집니다. 졸업식은 아이들이 성장했다는 증거이면서 동시에 부모가 한 걸음 뒤로 물러나야 한다는 신호인 것 같습니다.
졸업식장에서 저는 문득 하나님의 마음을 생각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지만 우리를 품 안에만 머물게 하지 않으십니다. 믿음으로 걸어가게 하시고, 책임을 배우게 하시고, 때로는 실패를 경험하게도 하십니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를 빚어 가시고 성숙하게 하십니다.
생각해보면 부모의 사랑도 닮아 있습니다. 곁에 두고 싶은 마음보다 더 큰 사랑은 하나님께 맡겨 드리는 마음입니다. 내가 붙드는 것보다 하나님께서 붙드시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번 졸업식을 통해 저는 딸의 성장을 봤습니다. 동시에 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하나님께서 새로운 길을 열어 주실 때 여전히 익숙한 자리에 머물고 싶어 하지는 않는가.
우리 삶에도 졸업이 있습니다. 한 시절이 끝나고 새로운 시절이 시작됩니다. 익숙했던 것을 내려놓아야 할 때가 있고, 새로운 도전을 맞이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쉬움도 있고 눈물도 있습니다. 그러나 믿음의 사람은 끝보다 시작을 바라봅니다. 지나온 길보다 앞으로 인도하실 하나님을 바라봅니다.
둘째 딸의 졸업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감사했습니다. 자녀는 내 소유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맡겨 주신 선물입니다. 부모의 사명은 자녀를 내 품에 붙들어 두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손에 맡겨 드리는 것입니다.
졸업식이 끝나고 사람들은 꽃다발을 건네며 축하를 전했습니다. 그 순간 저의 마음에는 또 다른 기도가 드려졌습니다.
"주님, 지금까지 인도하신 것처럼 앞으로의 길도 인도하여 주세요. 제가 닿지 못하는 곳까지 주님의 손으로 붙들어 주세요. 어디에 있든지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경외하며 살아가게 하여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