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에 점령된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 크라스노돈에서 평생을 헌신해 온 한 목회자가 신앙을 이유로 조국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한국VOM, 대표 현숙 폴리)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파블로비치 리티코프(Vladimir Pavlovich Rytikov) 목사는 최근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미등록 선교 활동 혐의로 기소되어 강제 추방 위기에 놓였다.
리티코프 목사는 1959년 당시 소비에트 우크라이나의 크라스노돈에서 태어난 원주민이다. 그는 미등록 침례교 목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신앙의 길을 걸었으며, 1979년부터 1982년까지 소련 당국에 의해 신앙을 이유로 투옥되기도 했다. 67년간 평생을 살아온 고향 땅에서 이제는 '이방인' 취급을 받으며 쫓겨날 처지가 된 것이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리티코프 목사가 소속된 '미등록 침례교회'의 신앙적 정체성에서 비롯됐다. 이들은 교회를 정부에 등록하는 행위가 국가의 개입과 통제를 불러오는 수단이라고 믿으며, 성경적 권위에 따라 국가의 허가 없이 예배드릴 권리를 주장해 왔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이를 용납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만 러시아 전역에서 10곳 이상의 미등록 침례교회를 폐쇄했으며, 지난 4월 말에는 리티코프 목사를 포함한 4명의 목회자를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다. 다른 목회자들은 벌금형이 예상되지만, 리티코프 목사에게는 '강제 추방'이라는 유독 가혹한 처분이 청구됐다.
리티코프 목사는 지난 1월 교회 급습 당시 연행되면서도 당국자들을 위해 기도하며 복음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 3월, 이민국 요원들은 그의 집을 찾아가 거주 허가 취소를 통보하며 "2주 이내에 폴란드 등 타국으로 떠나라"고 명령했다.
그가 "여기서 태어나 평생을 살았는데 어디로 가느냐, 안 가면 어떻게 되느냐"고 묻자, 요원들은 "처형될 것"이라며 노골적인 위협을 가했다. 리티코프 목사는 SNS를 통해 "아내와 함께 '주님 뜻대로 하옵소서'라고 기도하고 있다"며 전 세계 기독교인들에게 중보기도를 요청했다.
지난달 28일 열린 예비 공판에는 40여 명의 지지자가 법원을 찾았으나 리티코프 목사 외에는 입장이 거부됐다. 당국은 9페이지에 달하는 기소장을 통해 그의 선교 활동을 문제 삼으며 강제 추방을 강력히 요청한 상태다.
현숙 폴리 대표는 "리티코프 목사는 극심한 압박 속에서도 주님을 신뢰하며 평온을 유지하고 있다"며 "러시아 점령지 내에서 벌어지는 종교의 자유 침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리티코프 목사의 운명을 결정지을 최종 판결은 오는 5월 20일 법정에서 발표될 전망이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는 이번 판결이 러시아 내 종교 자유의 척도가 될 것으로 보고, 리티코프 목사와 다른 목회자들을 위한 한국 교회의 간절한 기도를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