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차 북한자유주간이 26일부터 오는 1일까지 진행되는 가운데, 미국 연방의회 산하 초당적 인권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가 28일 낮 12시 30분 워싱턴 D.C. 레이번 하원 의원회관에서 북한 인권 청문회를 열고, 북한 주민에 대한 외부 정보 유입과 탈북민 주도 인권운동의 중요성을 집중 조명했다.

이번 청문회의 공식 주제는 ‘북한 인권운동: 현재 전망과 장애’로 청문회는 공화당 소속 크리스토퍼 H. 스미스 연방하원의원과 민주당 소속 제임스 P. 맥거번 연방하원의원이 공동의장 자격으로 진행했다. 청문회 증인으로는 타라 오 박사와 북한자유연합 대표 수잔 솔티 여사가 나섰다.

“폐쇄된 북한 안에서도 외부 정보는 들어가고 있어”

앞서 위원회는 청문회 공지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하고 폐쇄적인 수준”으로 규정하며, 북한 정권이 표현·이동·외부 정보 접근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코로나 이후 북한 당국이 외부 정보 차단과 사상 통제를 더욱 강화했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스미스 의원은 개회 발언에서 북한 정권이 “표현과 종교, 이동의 자유를 부정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북한 주민들이 외부 세계에 관한 정보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그 폐쇄된 체제 안에서도 외부 세계의 정보와 생각은 들어가고 있다”며 “북한 정권이 그것을 억누르려 할수록 그 정보는 더욱 소중하고 강력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한 탈북민 지도자의 서면 증언을 소개하며 “북한 주민들이 하나님이 주신 권리를 이해하게 될 때 모든 것이 달라진다”고 했고, 또 다른 탈북민의 라디오 청취 경험을 언급하며 “금지된 라디오 신호는 자유와 희망을 만난 첫 창문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은 군사력이 아니라 정보”라며 “정보가 사람을 바꾸고, 바뀐 사람들이 결국 사회를 바꾼다”고 강조했다.

또 스미스 의원은 북한 인권운동을 둘러싼 한국 내 환경 변화도 직접 거론했다. 그는 한국이 오랫동안 미국 의회와 정부로부터 자유민주주의 동맹이자 인권 증진의 파트너로 여겨져 왔지만, 최근 북한 인권운동과 관련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대북 정보 유입 활동에 대한 제약을 문제 삼으며 “북한으로 들어가는 정보 흐름을 억누르거나 진실을 드러내려는 이들을 처벌하는 정책은 중립적인 행위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한 정책은 북한 주민들이 대안적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지, 탈북민들이 계속 사역을 이어갈 수 있는지, 인권의 대의가 전진할지 후퇴할지에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북한 인권법과 의회의 초당적 관여를 언급하며 “인간의 존엄과 인권의 방어는 김씨 독재의 핵 협박에 맞서는 데에도 중심적인 문제”라고 밝혔다.

타라 오 “한국 내 자유 공간 위축, 북한 인권운동에도 직격탄”

첫 증인으로 나선 타라 오 박사는 미 공군 예비역 중령 출신으로, 한미연구소 연구원, 퍼시픽포럼 방문 연구원 등을 지냈다.

먼저 오 박사는 “최근 한국에서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늘고 있으며, 자유를 억압하는 조치들이 법제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겉으로는 미묘한 단어 변경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정치·경제 체제의 근본을 바꾸는 문제”라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서 사회주의적 질서로 이동하려는 흐름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오 박사는 “비판적 발언을 혐오 표현으로 몰고 수사 대상으로 삼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목회자들이 정치적 발언이나 집회 참여, 교회 내 초청 발언 등을 이유로 수사와 소송, 구금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은 아시아에서 기독교 비중이 큰 나라 가운데 하나”라며 “제헌국회가 기도로 시작됐던 나라에서 종교 자유를 압박하는 법적 시도가 나타나는 것은 심각한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내 시민사회와 교회, 탈북민 단체의 활동 공간이 위축될 경우 북한 주민에게 정보를 보내는 일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봤다. 오 박사는 “대북 정보 유입을 막는 것은 단순히 활동가 한두 명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 주민이 외부 세계를 접할 통로를 막는 문제”라고 말했다.

수잔 솔티 “북한 인권운동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

이날 청문회에는 이번 북한자유주간 행사를 위해 한국에서 참석한 탈북민 대표단들도 함께 자리했다.
(Photo : 기독일보) 이날 청문회에는 이번 북한자유주간 행사를 위해 한국에서 참석한 탈북민 대표단들도 함께 자리했다.

두 번째 증인으로 나선 수잔 솔티 대표는 현재를 “북한 인권운동 역사상 가장 도전적인 시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 배경으로 “국제사회가 수십 년 동안 북한을 가장 잘 아는 탈북민들의 목소리에 충분히 귀 기울이지 못했다”는 점과 “한국 정부가 북한 인권과 정보 유입 활동에 대한 헌법적 책무를 저버리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솔티 대표는 북한 정권의 본질에 대해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독재 정권은 주민이 아니라 자신의 생존에만 관심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 정권의 아킬레스건은 인권”이라며 “북한 주민들이 자신이 김씨 일가의 노예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자유의 권리를 가진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될 때 모든 것이 바뀐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대북 방송 중단과 탈북민 단체 지원 중단, 대북전단금지법 집행 문제를 거론하며 “처음으로 한국이 북한을 향한 모든 라디오 방송을 끝냈고, 처음으로 탈북민 단체에 대한 모든 지원을 끝냈다”고 주장했다. 또 “위헌 결정이 난 대북전단금지법을 적극 집행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 주민의 자유와 인권을 위한 활동을 범죄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솔티 대표는 증언 내내 탈북민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탈북민들을 “북한 현실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라고 규정하며, 미국 의회와 한국, 백악관이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자유북한방송의 사례를 들며, 한 탈북민이 13세 때 북한에서 몰래 외부 라디오 방송을 들었던 기억을 소개했다. 해당 탈북민은 그 방송을 통해 처음으로 자유와 희망을 접했고, 그것이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증언했다. 솔티 대표는 이를 두고 “북한을 변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은 군사력이 아니라 정보”라며 “정보는 사람을 바꾸고, 바뀐 사람은 결국 사회를 바꾼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북한방송의 사례를 들며, 한 탈북민이 13세 때 북한에서 몰래 외부 라디오 방송을 들었던 기억을 소개했다. 해당 탈북민은 그 방송을 통해 처음으로 자유와 희망을 접했고, 그것이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증언했다. 솔티 대표는 이를 두고 “북한을 변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은 군사력이 아니라 정보”라며 “정보는 사람을 바꾸고, 바뀐 사람은 결국 사회를 바꾼다”고 말했다.

스미스 의원도 같은 취지에서 탈북민들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탈북민들은 인간의 존엄이 무엇인지, 북한의 핵 협박과 자유세계 사이에 무엇이 걸려 있는지를 증언하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증인”이라며 “그들은 북한 주민의 마음을 강하게 하고 교육하는 변화의 주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정부와 한국도 이들의 목소리가 북한 내부로 더 크게 전달되도록 도와야 한다”며 “한 탈북민이 증언했듯 북한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외부 정보”라고 밝혔다.

‘오퍼레이션 트루스’… “진실과 희망, 복음을 전하는 일”

스미스 의원(우측 두번째)이 청문회를 진행하고 있다.
(Photo : 기독일보) 스미스 의원(우측 두번째)이 청문회를 진행하고 있다.

솔티 대표는 북한 주민에게 정보를 보내는 활동을 ‘오퍼레이션 트루스’(Operation Truth)라는 이름으로 설명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육로와 해상, 공중을 통해 북한 주민에게 도달하는 것”이라며 “이 활동은 단순히 물품을 보내는 일이 아니라 진실과 희망, 음식과 복음을 전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USB, 소형 라디오, 의약품, 1달러 지폐, 전단 등 다양한 물품이 북한 주민에게 전달돼 왔다며, 이러한 활동이 북한 정권의 정보 봉쇄를 뚫는 통로가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2023년 5월 서해를 통해 가족과 함께 탈북한 한 사례를 언급하며, 그 가족이 어린 시절부터 전단을 접했고 성인이 돼서는 그것을 “외부 세계가 우리를 잊지 않았다는 표시”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솔티 대표는 그러나 최근 한국 당국이 관련 활동을 막기 위해 경찰을 배치하고, 일부 지역을 위험 구역으로 지정하며, 활동가를 신고하도록 유도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 주민은 자유롭게 들을 수 없고, 자유롭게 알 수 없다”며 “오퍼레이션 트루스는 진실과 희망을 전달해 억압의 벽을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내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 문제도 다뤄졌다. 솔티 대표는 중국에 억류된 탈북민이 북한으로 송환될 경우 고문과 처벌에 직면할 위험이 크다고 지적하며, 미국과 국제사회가 중국의 강제북송 중단을 위해 더 강하게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북한군이 러시아를 지원해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된 문제를 언급하며, 포로가 된 북한 군인들이 북한으로 돌려보내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으로 송환되는 것은 고문과 보복을 의미한다”며 “이들이 자유롭고 안전한 환경에서 새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책임 있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질의응답서 한국 내 중국 영향력·선거 공정성 논란도 다뤄져

증인 발표가 끝난 뒤 질의응답에서는 한국 내 중국 공산당 영향력 문제, 선거 공정성 논란, 미국의 대북 인권정책 방향 등이 논의됐다.

스미스 의원은 중국 공산당이 한국 내 여론과 선거, 정책 방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 질문했다. 오 박사는 한국 내 중국인 체류 규모와 지방선거 투표권 문제, 일부 지역에서의 중국어 선거운동 사례 등을 언급하며 우려를 표했다. 또 선거관리 체계와 관련해서도 “조사가 필요하다는 시민들의 요구가 있지만, 제도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가 있다”고 주장했다.

스미스 의원은 이와 관련해 “한국 국민의 우려가 다른 국제 현안에 가려져서는 안 된다”며, 증언 내용을 국무부 등에 전달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또 그는 “핵 문제를 논의하더라도 인권 문제는 처음부터 의제의 전면에 있어야 한다”며 “북한 인권 문제를 부차적 사안으로 밀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솔티 대표는 미국 행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에서 다시 강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한국 국회 연설에서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인신매매, 종교 탄압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던 점을 상기시키며 “미국이 다시 강력한 인권 옹호의 자리로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청문회 후반부에는 북한 체제를 이해하는 데 주체사상이 갖는 의미도 논의됐다. 솔티 대표는 주체사상을 단순한 정치 이념이 아니라 종교적 숭배 체계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일성 일가 숭배 체제가 기독교의 언어와 상징을 왜곡해 사용해 왔다며 “북한 정권이 기독교를 극도로 두려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독립운동과 기독교 신앙의 관계를 언급하며, 북한 정권이 기독교 신앙 안에 담긴 자유의 힘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를 탄압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기독교 박해는 단순한 정치 탄압이 아니라 사상과 영혼을 지배하려는 체제적 억압이라고 강조했다.

청문회를 마무리하며 스미스 의원은 이날 제기된 우려와 관련, 의회 차원의 후속 조치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한국 내 자유와 북한 인권운동을 둘러싼 우려가 다른 국제 현안에 가려져서는 안 된다며, 이날 증언 내용을 국무장관 등 미 행정부에 전달하겠다고 했다. 또 “증언 전체를 전달하되 핵심 내용을 별도로 강조하겠다”며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혀, 이번 청문회가 향후 미 의회와 행정부의 대북 인권정책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