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청년 남성들이 겪는 어려움은 무관심이 아니라 '의욕 상실'에 가깝다는 분석이 담긴 보고서가 발표됐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가족연구소(Institute for Family Studies)가 발표한 '의욕을 잃은 미국 남성들(America's Demoralized Men)' 보고서는 2025년 4월 초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가 18~29세 미국 남성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보고서는 오늘날 청년 남성들이 일, 결혼, 가족, 삶의 목적 등 전통적인 목표를 여전히 원하고 있지만, 이를 달성하는 데 있어 여러 장벽에 부딪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공공 담론에서는 청년 남성들이 교육, 경제, 사회 전반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대학 졸업률 감소, 취업 기회 축소, 고립 증가, 중독 및 정신건강 문제, 온라인 문화의 영향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는 이러한 설명만으로는 현실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청년 남성들 사이에서 광범위한 무기력보다는 '가치 있는 열망'과 '현실적 제약' 사이의 괴리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청년 남성들은 성인이 되는 기준으로 개인적 책임(55%)과 경제적 자립(53%)을 가장 중요하게 꼽았으며, 정규직 취업(34%), 정규 교육(31%), 부모 역할(25%), 결혼(22%) 등 전통적 지표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만 실제로는 결혼, 자녀 양육, 안정적인 직업, 학위 취득 등을 이룬 남성들이 스스로를 '성인'이라고 인식하는 비율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대 중후반 남성 중 절반에 못 미치는 41%만이 완전한 성인이 되었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애와 결혼 문제 역시 주요한 어려움으로 꼽혔다. 응답자의 59%는 현재 연애 관계가 없다고 답했지만, 미혼 남성의 74%는 연애 의향이 있으며 68%는 결혼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자녀가 없는 응답자의 62%도 향후 부모가 되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이는 청년 남성들이 가족 형성을 포기했다기보다 이를 이루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주요 장애 요인으로는 경제적 불안정(32%), 불안정한 고용(25%), 관계에 대한 확신 부족(36%), 적절한 파트너를 찾는 데 대한 불안(44%) 등이 꼽혔다. 

고등교육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확인됐다. 대학 재학 중이거나 학위를 취득한 응답자 중 절반은 4년제 대학 교육이 비용 대비 가치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으며, 60%는 대학에 가지 않아도 괜찮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고 답했다. 

반면 직업학교나 도제식 교육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직업 교육을 이수한 남성의 취업률은 77%로, 대졸자의 취업률(80%)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DHD, 자폐 스펙트럼, 난독증 등 학습 관련 어려움을 가진 남성들에게 이러한 경로가 효과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체노동 중심의 직업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3%는 이러한 직업이 지능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 경향이 있다고 인식했다. 

한편 청년 남성들이 인터넷 유명 인사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통념과 달리, 실제 롤모델로는 부모와 교사를 더 많이 꼽았다. 응답자의 79%는 어머니, 69%는 아버지를 롤모델로 지목했으며, 교사와 코치를 선택한 비율도 57%에 달했다. 

유명 인물 가운데서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가장 긍정적이었으며, 인터넷 인플루언서 앤드루 테이트는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남성성에 대한 인식과 관련해서는 응답자의 85%가 남성됨을 희생, 책임, 강인함, 리더십과 연결지어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른바 '유해한 남성성'이 확산되고 있다는 통념과는 다소 다른 결과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특히 청년 남성들 사이에서 자기 의심이 크게 나타난 점에 주목했다. 조사 결과 18~23세 남성의 46%, 24~29세 남성의 38%가 "나는 실패자라고 느낀다"는 문항에 일정 부분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를 단순한 좌절을 넘어선 "광범위하고도 가슴 아픈 수준의 의욕 상실"로 평가했다. 

다만 보고서는 이러한 결과를 청년 남성들이 목표를 포기했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제의 핵심은 열망의 부재가 아니라, 그 열망을 실현하기 어려운 현실적 환경에 있다는 것이다. 

많은 청년 남성들이 안정적인 직업, 적절한 생활 수준, 결혼과 자녀, 사회적 존중을 원하고 있음에도, 이를 어떻게 달성해야 할지에 대한 불확실성과 비관적 전망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