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아신대학교)
(Photo : ) 신성욱 교수(아신대학교)

[1] 지난 19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우리가 야만인들보다 강해지지 않으면 그들이 우리의 문을 부수고 사회를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발언을 했다. “역사는 불행하게도 예수 그리스도가 칭기즈칸보다 나을 게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네타냐후의 이 말은 “도덕성이나 선함만으로는 생존을 보장할 수 없다”라는 점을 극단적으로 강조한 것이다. 세상적인 관점에서 보면 일견 일리 있는 얘기일 수 있다.

[2] 네타냐후 총리가 언급한 것처럼, 강한 악이 선을 이기는 것처럼 보이는 현실은 부정할 수 없다. 지금 우리의 현실 속에서도 피부로 느끼고 있는 바이니 선뜻 이의를 제기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칭기즈칸과 같은 인물은 무력과 공포를 통해 세계를 정복했던 강력한 지도자였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하셨기에, 겉으로 보기에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해 보일 수 있다.

[3] 그러나 성경은 전혀 다른 기준을 제시한다. 성경은 힘의 크기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과 “영원한 결과”를 기준으로 역사를 해석한다. 인간의 눈에는 패배처럼 보이는 사건이, 하나님의 시선에서는 가장 위대한 승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도 바울은 이렇게 선언한다.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전 1:18).

[4] 십자가는 로마 제국이 사용하는 가장 잔인한 형벌이었다. 당시 기준으로 보면, 십자가에 달린다는 것은 완전한 패배, 수치, 무력함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바로 그 십자가를 통해 죄와 사망의 권세를 깨뜨리셨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을 통해 인간들의 죄를 덮으셨다. 인간의 눈에는 약함이었지만, 하나님의 계획 안에서는 가장 강력한 승리였다.
빌립보서 2장은 예수 그리스도의 본질을 이렇게 설명한다.
[5]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를 지극히 높여…”(빌 2:6–9).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역설을 본다.세상의 논리는 “높아지려면 강해져야 한다”이다.그러나 하나님의 논리는 “낮아짐을 통해 높아진다”이다.

[6] 칭기즈칸은 힘으로 사람들을 굴복시켰지만, 그의 제국은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가 지녔던 힘은 다른 이의 영혼은커녕 자신의 영혼도 구원시킬 수 없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는 사랑과 희생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키셨고, 지금까지도 수많은 생명을 변화시키고 계신다. 이것이 바로 ‘일시적인 힘’과 ‘영원한 권세’의 차이이다.
예수님은 스스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7]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요 18:36).
이 말씀은 매우 중요하다. 예수님의 왕국은 세상 군사력이나 정치적 권력으로 유지되는 나라가 아니다. 그분의 나라는 의와 진리와 사랑으로 세워지는 나라이다. 따라서 그분을 세상의 권력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출발이다.
또한 예수님은 겉으로 드러나는 힘보다 내면의 승리를 강조하셨다.
[8] “사람이 온 천하를 얻고도 자기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막 8:36).
이 말씀은 인간이 추구하는 모든 권력과 성공이 영원 앞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음을 보여준다. 칭기즈칸이 온 세상을 정복했다 할지라도, 사람들에게 영원한 세계를 제시해 주지 못했다면 그것이 무슨 유익이 있으리오. 반대로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심으로 수많은 영혼을 살리고 천국으로 인도하셨다.

[9] 요한계시록은 이 궁극적인 승리를 이렇게 선언한다.“그 어린 양이 그들을 이기리니 그는 만주의 주시오 만왕의 왕이심이라” (요한계시록 17:14)
여기서 “어린 양”은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를 의미합니다. 세상의 기준으로 보면 가장 약한 존재처럼 보이는 어린 양이 창조주 중의 한 분이요 하나님 중의 한 분이셔서, 결국은 모든 악을 이기신다는 것이다.

[10] 이것이 성경이 말하는 진정한 가치관이요 역사 해석이다.
결국 문제는 “누가 더 강한가”가 아니라, “누가 마지막에 승리하는가”이다.역사는 단순히 전쟁과 정복의 기록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속사가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마지막은 이미 정해져 있다.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요 16:33).

[11] 이 말씀처럼, 예수 그리스도는 이미 세상을 이기셨다. 십자가는 패배가 아니라 승리였고, 죽음은 끝이 아니라 부활의 시작이었다.
그러므로 네타냐후 총리처럼 우리는 세상의 기준으로 예수님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 그분은 단순한 희생자가 아니라, 죄와 사망을 정복하신 왕중왕이시다. 그분의 나라는 무너지지 않으며, 그분의 승리는 영원하다.

[12] 눈에 보이는 힘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세상 권력이 공의와 정의를 짓밟고 승리하는 것처럼 보이는 어두운 이 시대 속에서도, 믿는 자들이 반드시 붙들어야 할 진리는 무엇일까?
예수 그리스도가 수난당하신 날들을 기념하는 주간에, 하나님의 백성들이 잊지 말고 꼭 기억해야 할 한 가지 진리가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진정한 승리는 칼과 권력에 있지 않고, 십자가와 부활에 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