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200명 이상의 기독교 지도자들이 망명 중인 자국의 마지막 왕세자 레자 팔라비(Reza Pahlavi)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이란의 다양한 기독교 단체와 교파 출신 지도자들은 지난달 27일 성명을 내고 "우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이란 민족의 일부라고 믿는다"며 "이 나라는 지금 가장 결정적인 순간 중 하나를 맞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독교 지도자들은 "이란 정부가 국민을 보호하지 못했고, 국가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 국민에게 가해진 범죄로 인해 정부가 모든 '도덕적·국가적·국제적 정당성'을 상실했으며,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오늘날 이란은 전제정치와 폭력, 도덕적·사회적 붕괴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적 연대와 책임 있는 리더십, 그리고 지혜와 이성에 기반한 전환이 필요하다"며 "따라서 우리는 레자 팔라비 왕세자와 그의 프로그램을 지지한다고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1960년 10월 테헤란에서 왕의 외아들로 태어난 팔라비는 개인 교사들의 가르침을 통해 어린 나이부터 군주제를 수호하도록 훈련받았다. 17세가 되던 해 전투기 조종사 훈련을 받기 위해 미 텍사스로 건너갔으나, 귀국해 복무하기도 전에 혁명이 일어나 아버지의 군주제가 무너졌다.

이후 팔라비는 줄곧 미국에서 생활했다.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이란계 미국인 변호사 야스민과 결혼해 누르, 이만, 파라 등 세 딸을 두고 왕조의 상징적 수장 역할을 해 왔다.

지난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의 여러 고위급 장성이 사망하자, 팔라비는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만약 현 이란 이슬람공화국이 붕괴할 경우 과도정부를 이끄는 것을 도울 준비가 됐다"고 선언했다. 이후 그는 임시 행정부를 위한 100일 계획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성명은 또한 성경에 여러 차례 등장하는 바사(페르시아)의 고레스(키루스) 왕도 언급했다. 고레스 왕은 유대인들을 바빌로니아 포로에서 해방시키고 성전 재건을 명령했다.

성명은 "우리는 사랑하는 이란이 다시 고레스 왕 시대처럼 국민과 이웃들에게 희망과 자유의 전령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이 정신 속에서 우리는 살아 계신 참 하나님께서 상처받은 마음에 따뜻함과 치유를 가져다 주실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성명을 발표한 지 하루 만인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대대적인 군사 작전을 감행해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와 지도부를 제거했다. 이후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충돌로 중동 내 긴장이 급증하고 있다.

미국 기독교계 지도자들은 "이 순간이 자유로 가는 전환점이 되길 기도한다"며 평화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전했다. 한 이란계 기독교 활동가는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지금의 억압적 체제가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라지도 않는다"며 "고통스러운 과정이더라도 자유와 인권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픈도어에 따르면, 이란은 세계에서 10번째로 기독교인 박해가 심한 국가다.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하는 것은 불법이며, 개종하지 않은 기독교인들조차 비밀 가정교회에서 모여야 하고 경찰의 급습 위협에 끊임없이 직면하고 있다. 기독교인들은 종종 '국가 안보'를 이유로 체포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