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연말에 끙끙 앓았다. 마치 내밀한 비밀이 탄로 난 것처럼 당황스러웠다. 모처럼 아주 강한 책망과 도전을 받았다. 우연히 서점에서 만난 유진 피터슨의 책 <균형 있는 목회자(Working the Angles: The Shape of Pastoral Integrity)>를 읽으며 심한 몸살을 앓았다.
2018년에 작고한 유진 피터슨은 마치 오늘 우리를 보는 듯했다. 그는 이 시대 목회자를 엄하게 책망한다. “미국의 목회자들은 자신들의 직분을 포기하고 있다. ...놀라울 정도로 직분을 망각하고 있다.”이 책 첫 문장이다.
유진 피터슨의 질타는 이어진다. “미국의 목회자들은 상점 주인으로 변질되었다. 그들이 관리하는 상점은 다름 아닌 교회다. 그들은 상점 주인이라는 신분에 걸맞는 관심사에 몰두한다. 고객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법, 길 건너에 있는 경쟁 상점의 손님들을 끌어오는 법, 손님들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하도록 상품을 포장하는 법 등에만 관심이 있다.” 곱씹어야 할 문장이다.
유진 피터슨의 얘기를 조금 더 들어 보자! “(현대)목회라는 영역처럼 그렇게 쉽게 결점을 감추고 겉모습을 그럴듯하게 꾸밀 수 있는 다른 직업은 거의 없을 것이다. 경건한 듯한 자세를 취하고, 근엄한 목소리를 내며, 교인들과의 대화 가운데 ‘종말론’ 같은 단어를 사용하고, 설교 중에 구속사 같은 학문적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유진 피터슨의 이런 지적에 동의할 수 없는 목회자가 많을 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 신실한 하나님의 사람이 있다는 것을 부정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목회자의 삶에 이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는 목회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유진 피터슨은 균형 있는 목회자가 되기 위해 실천해야 할 세 가지를 말한다. 첫째, 기도다. 사도행전은 목회자가 전념해야 할 일이 말씀과 기도(행6:4)라고 가르친다. 하지만 현대 목회자는 심각한 수준으로 기도를 잃어버렸다. 둘째, 말씀이다. 유진 피터슨은 성경을 읽으라고 가르친다. 단순한 정보 습득이나 설교 준비를 위한 성경 읽기가 아니라, 나를 향한 하나님 마음을 알기 위해 말씀을 들어야 한다.
셋째 영적 지도다. 성도의 삶 속에서 하나님이 어떻게 일하고 계신지를 포착하고 돕는 일이다. 이는 성도 한 사람의 존엄성을 회복해 주는 일이란다. 유진 피터슨은 목회적 돌봄을 말씀과 기도 수준으로 중요하게 다룬다. 유진 피터슨의 눈에는 현대 목회자가 말씀, 기도 그리고 목회적 돌봄이 부족해 보인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글랜 와그너가 쓴 <교회 주식회사로부터의 탈출>이라는 책이 있다. 변질되어 가는 현대 교회를 질타한다. 그런데 이 변질의 출발은 평신도다. 와그너가 신학교를 졸업하고 첫 교회에 부임했을 때 교회 대표가 그에게 “이제 당신은 향후 6년 동안, 이 교회를 부흥시킬 전략적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최고경영자(CEO)가 진행하는 20가지 사업 목표를 여기 써놓았습니다. 참고하십시오.”라고 했단다. 와그너는 메가톤급 충격을 받았단다.
유지 피터슨의 묵직한 충고를 품고 새해를 시작한다. 유진 피터슨의 일갈(一喝)이 주는 울림을 심장에 담고 한 해를 살고 싶다. 몇 가지 새로운 결심으로 새해를 시작한다. 잘 안될 줄 알면서도. 그중에도 말씀과 기도에 집중하는 삶을 꼭 실천하고 싶다. 말씀과 기도 때문에 더 분주한 2026년을 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