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나이지리아 전역에서 잇따른 대규모 납치와 폭력 사건이 발생하면서 정부가 긴박한 대응에 나섰다고 최근 보도했다. 최근 300명 이상의 학생이 한꺼번에 납치된 사건과 성직자가 납치 중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자, 볼라 아메드 티누부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공식 선언했다.
티누부 대통령은 이번 주 발표한 성명을 통해 기존에 승인된 3만 명 외에 경찰관 2만 명을 추가로 채용하고, 특히 무장 폭력이 집중된 지역에 신속 배치할 것을 지시했다. 영국 기반 기독교 인권단체 CSW(Christian Solidarity Worldwide)에 따르면 대통령은 또한 국영 산림경비대 채용을 승인하고, 각 주에서 운영 중인 지역 보안조직에도 연방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대통령은 VIP 경호에 배치돼 있던 경찰 병력을 전면 철수해 본래 치안 임무로 재배치하라고 명령했으며, 전국적으로 방목형 소 사육(오픈 그레이징)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불법 무기를 소지한 목동 세력들에게 즉각적인 무기 반납도 요구했다. 이어 종교시설에는 보안 강화 요청이 내려졌고, 각 주에는 기숙학교를 외딴 지역에 배치하지 말라는 지침이 전달됐다.
한편, 나이지리아에서 활동해 온 성공회 성직자 에드윈 아치(Rev. Edwin Achi)가 납치 한 달 만에 사망한 사실이 수요일 확인됐다. 그는 지난 10월 28일 카두나주 니시 지역 자택에서 아내 사라 아치와 함께 무장 괴한에게 납치됐다. 나이지리아 성공회는 성명을 통해 그의 사망을 공식 발표하며 "그의 헌신적 사역을 기억하며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사라는 현재까지도 감금된 상태이며, 부부의 딸도 함께 납치됐으나 최근 공개된 생존 증명 사진에는 등장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납치 조직은 아치 부부의 석방 조건으로 6억 나이라(약 41만 5천 달러)의 거액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닝스타뉴스(Morning Star News)는 관련 사진이 온라인에 유포된 직후 아치의 사망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정부의 국가비상사태 선언은 의회에서 벌어진 치열한 논쟁 직후 나온 조치다. 상원의원들은 연이어 발생한 납치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하며 가해자에 대한 사형 집행을 제안했다. 또한 치안 부대 장비 부족, 정보력 부재, 군경 조직 내부 침투 의혹 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전 하원의 부의장 이드리스 와세(Idris Wase) 의원은 북중부 지역이 나이지리아 전체 폭력의 절반 이상을 감당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실제로 보코하람(Boko Haram)과 범죄조직 관련자들이 군·경 채용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의회 토론에서 언급된 사건 중 가장 충격적인 사례는 지난 11월 21일 니제르주 파피리 지역의 세인트메리스 가톨릭 초·중등학교에서 발생한 303명 학생과 교사 12명 납치 사건이다. 대부분이 9세에서 14세 사이의 어린 학생들이었으며, 무장 괴한들은 새벽 기숙사로 난입해 학생들을 강제로 끌고 갔다. CSW에 따르면 현재 253명의 학생이 여전히 실종 상태다.
대량 납치 사건 직후, 피랍된 세 자녀를 둔 한 아버지 앤서니 무사는 충격을 이기지 못해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역사회에 또 다른 상처로 남았다.
최근 2주 동안 보고된 다른 사건도 잇따랐다. 11월 17일 케비주 마가의 한 공립학교에서 26명의 여학생이 납치됐고, 티누부 대통령은 11월 25일 이들 중 24명이 석방됐다고 발표했다. 다만 석방 조건에 대해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또한 11월 21일 콰라주의 에루쿠 지역 교회 예배 중 괴한들의 공격으로 신자 2명이 사망하고 38명이 납치됐으며, 사흘 뒤 인질 전원이 풀려난 것으로 확인됐다.
수요일 저녁에는 수도 아부자 인근 부와리 지역 기단-비지미 마을에서 무장 괴한들이 두 가정을 급습해 여학생 6명과 16세 소년을 납치했다. 같은 날 니제르주의 웅구완-카워에서는 임산부 4명과 여러 아이를 포함한 20여 명의 농부가 무장세력에게 끌려갔다.
전문가들은 나이지리아 내 납치 급증의 배후로 극단주의 조직, 범죄 갱단, 무장 풀라니 민병대 등이 결합된 복합적 요인을 지목하고 있다. 영국 의회의 국제종교자유 옹호 의원모임(APPG-FoRB)은 북부 지역 기독교 공동체가 보코하람, ISWAP, 풀라니 극단주의 세력의 공격을 꾸준히 받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라쿠라와(Lakurawa)'라는 새 무장 조직이 북서부에 등장했다. 오픈도어즈(Open Doors)의 '2025 세계 감시 목록' 보고서는 이 단체가 알카에다 계열 사헬 기반 JNIM과 연계돼 있으며 고급 무기들을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신앙 때문에 살해된 4,476명 중 3,100명이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한 것으로 기록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