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지리아 니제르주의 한 가톨릭 학교에서 대규모 납치 사건이 발생해 학생과 교사 315명이 무장 괴한들에게 끌려갔다. 50명의 학생은 탈출해 귀가했으나 나머지 253명의 학생과 교사 12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이번 사건은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한 학교 납치 사건 가운데 최대 규모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나이지리아기독교협회(CAN) 회장이자 학교 소유주인 불루스 다우와 요한나(Bulus Dauwa Yohanna) 목사는 11월 23일 성명을 통해 "10세에서 18세 사이의 학생들이 지난 21~22일 개별적으로 귀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들이 무사히 돌아와 기쁘지만, 남아 있는 피해자들이 안전히 돌아올 수 있도록 계속 기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무장 괴한들은 지난 11월 21일 니제르주 파피리 지역의 세인트 메리 가톨릭 학교를 급습해 학생과 교직원을 납치했다. 현재까지 인질들이 어디에 억류돼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경찰과 군은 구조 작전의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단체도 없다.
니제르주 정부는 사건 직후 모든 학교를 폐쇄했다. 교황 레오 14세는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주일 미사에서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인질들의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
이번 공격은 불과 나흘 전, 인근 케비주 마가 마을에서 25명의 학생들이 유사한 방식으로 납치된 데 이어 발생했다. 또한 11월 18일에는 서부의 한 교회에서 무장 괴한이 신도 2명을 살해하고 40여 명을 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잇따른 사건은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몸값을 노린 납치가 무장 단체들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두 사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에 대한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경고한 이후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월 1일, 나이지리아 정부가 기독교인 살해를 묵인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을 제거하기 위해 군사적 개입이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볼라 티누부(Bola Tinubu)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정부는 납치된 모든 이들의 안전한 귀환을 위해 끝까지 전념할 것"이라며 "모든 나이지리아인은 안전할 권리가 있으며, 내 임기 동안 국민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에 본부를 둔 감시단체 오픈도어(Open Doors)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나이지리아에서 2만 명 이상이 납치됐다고 보고했다. 오픈도어는 "납치는 이슬람주의 확장을 위한 자금줄이 되는 거대한 사업으로, 기독교인과 종교 지도자는 높은 몸값 때문에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수만 명의 기독교인들이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도어는 나이지리아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기독교인 살해가 보고되는 국가라고 지적했다.
미국 하원의 라일리 무어(Riley Moore·공화당) 의원은 11월 초 나이지리아 내 기독교인에 대한 폭력적 박해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 최소 20명의 공화당 의원이 지지한 이 법안 제출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이지리아를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나이지리아 당국에 보코하람·이슬람국가서아프리카지부(ISWAP)·풀라니 무장세력의 공격 중단을 압박하고 있다.
결의안은 또한 신성모독법 폐지, 종교적 이유로 수감된 개인의 석방, 실향민들의 안전한 귀환을 요구하며, 피해자들에게 직접적인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것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