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1885년 부활절 아침 인천 제물포항을 통해 입국한 개신교 선교사 헨리 아펜젤러(Henry Appenzeller)와 호레이스 언더우드(Horace Underwood)의 선교 경로를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인천시는 지난 3일 시청 본관 2층 영상회의실에서 '선교의 길(성지순례길) 인천 기독교 선교사 입국로 역사 고증 및 복원 추진 제안서' 전달식을 열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전달식은 인천이 한국 기독교 복음화의 출발지로서 지닌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선교 유산의 체계적 보존·복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달식에는 아펜젤러·언더우드역사문화기념사업회, 인천기독교총연합회, 인천기독교역사문화연구원,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탑보존회 등 지역 기독교 단체 대표들이 참석했다. 

대표단은 이날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복음의 길' 제안서를 전달하고, 인천항을 중심으로 한 선교 유산 복원사업 추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안서에는 1885년 4월 5일 부활절 아침 제물포항을 통해 입국한 아펜젤러와 언더우드 선교사의 발자취를 따라 인천-제물포-부평-부천-서교-서울 정동-새문안교회로 이어지는 '복음의 순례길'을 복원하는 계획이 담겼다. 

세부 계획으로는 △내년 4월 5일 인천 구간 복원 착공 △선교사 이동 경로에 대한 학술적 고증 △제물포항 및 내리교회 일대 유적 복원 △AR·VR 기반 디지털 해설 콘텐츠 제작 △역사·문화 체험형 시민 탐방 프로그램 운영 등이 포함됐다. 

인천시는 해당 제안의 역사적·문화적 타당성과 시민 공감대 형성 방안을 면밀히 검토한 뒤 추진 방향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인천은 한국 근대의 출발점이자 세계와 문명이 처음 만난 도시"라며 "이번 제안은 특정 종교의 영역을 넘어 인천의 역사적 정체성과 문화적 뿌리를 되살리는 의미 있는 논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교계 지도자들과 함께 방향을 모색하며 시 차원에서도 행정적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