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다르푸르 지역의 마지막 정부 거점 엘파셰르(El Fasher)가 함락된 이후, 가톨릭 구호단체 ACN(Aid to the Church in Need)가 현지 신자를 통해 참혹한 상황을 전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현재 수단은 신속지원군(RSF)과 수단군(SAF) 사이의 내전 상태에 놓여 있으며 지난해 4월 시작된 엘파셰르 포위전은 최근 수단군이 철수하면서 RSF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양측은 모두 민간인을 상대로 한 공격과 인권 침해로 비판받고 있다. 장기화된 전투로 수백만 명의 주민이 피란길에 올랐으며, RSF는 난민촌을 군사 기지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ACN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마리암 이브라힘(Mariam Ibrahim)이라는 수단 기독교인 여성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녀는 2014년, 이슬람 율법 위반 혐의로 사형과 100대의 태형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혐의는 '배교'와 '간통'이었지만, 실제 이유는 "기독교 신앙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브라힘은 "나는 어릴 때부터 기독교인으로 자랐고, 같은 신앙을 가진 남편과 결혼했다는 이유로 체포됐다"며 "그것이 죄로 여겨졌다"고 말했다. 

그녀는 2013년 크리스마스를 감옥에서 맞았고, 수감 직전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첫날 밤은 두려움뿐이었어요. 할 수 있는 건 오직 기도뿐이었죠.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아버지 쪽 가족은 나를 버렸어요. 언론은 나를 '부정한 자', '배교자', '죽어 마땅한 사람'이라 불렀습니다." 

수감 생활 중에도 그녀는 신앙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브라힘은 "성경을 몰래 읽기 위해 성경 페이지를 찢어 머리카락 사이에 숨겼다"며 "화장실 안에서만 몰래 읽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녀는 "지금도 그때의 성경을 항상 가지고 다닌다"며 "사람들이 '박해받는 이들을 위해 어떻게 기도해야 하냐'고 물으면, 나는 '그들이 하나님의 말씀에 접근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많은 나라에서 성경을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테러 행위로 간주됩니다. 그러나 성경은 위협이 아니라, 인류 모두를 위한 구원의 이야기입니다." 

이브라힘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압력과 이탈리아 정부의 개입으로 석방될 수 있었다. 

ACN이 발표한 최신 보고서 '세계 종교의 자유 2025'(Religious Freedom in the World 2025)에 따르면, 수단의 종교 박해는 최근 몇 년 사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수단 정부의 권위주의적 통치와 이슬람 극단주의 확산이 기독교인 등 소수종교 박해를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 세계 인구의 약 3분의 2(54억 명)가 "심각한 수준의 종교 자유 침해가 존재하는 국가"에 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