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땅속에 묻혀 있던 고대의 빵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이 발견돼 전 세계 고고학계와 종교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19일 영국 데일리메일은 튀르키예 남동부의 토프라크테페(Topraktepe) 고고학 유적지에서 다섯 개의 고대 빵이 발굴됐으며, 그 표면에 예수의 모습이 희미하게 새겨져 있었다고 보도했다. 

발견된 빵은 모두 검게 탄화된 상태였지만, 표면에는 여전히 그리스도의 형상이 남아 있었다. 연구진은 이 빵들이 서기 7세기에서 8세기경 제작된 것으로 추정하며, 초기 기독교 의식에서 사용된 성찬식용 빵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당시의 빵이 이처럼 오랜 세월을 견디며 형태를 유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예수의 형상이 전통적인 모습과는 다르게 표현되어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예수는 한 손에 성서를 들고 다른 손으로 축복의 제스처를 취한 '크리스토스 판토크라토르(Christ Pantocrator)' 형태로 묘사된다. 그러나 이번에 발굴된 빵에서는 예수가 농부처럼 씨를 뿌리는 모습으로 나타나 있었다. 

이에 대해 발굴 관계자는 "당시 사회에서 농업과 다산, 노동이 신앙의 중요한 가치로 여겨졌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표현으로 보인다"며 "이는 초기 기독교 공동체가 신앙을 일상적인 노동과 결합시켜 이해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빵이 오랜 세월 동안 땅속에 묻혀 탄화된 상태로 남아 있었음에도 형상이 뚜렷하게 보존된 점에 놀라움을 표했다. 한 연구원은 "탄화 과정은 일반적으로 모든 유기물을 태워버리지만, 이 빵에서는 그리스도의 형상이 식별될 정도로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며 "이는 제작 당시의 기술력과 보존 환경이 매우 뛰어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초기 기독교 예배 문화와 종교 예술의 상징 변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유물로 평가된다. 학계는 향후 추가적인 탄소연대 측정과 미세 분석을 통해 빵의 정확한 제작 시기와 용도를 규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