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성공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표하는 전세계성공회미래회의(Global Anglican Future Conference·Gafcon, 이하 가프콘) 운동이 영국성공회의 캔터베리 대주교와 람베스 회의 등 전통적 권력 구조를 공식적으로 거부하고, 자신들을 진정한 '글로벌 성공회'라고 선언했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에 따르면, 르완다성공회 총장이자 가프콘 총장단 의장인 로랑 음반다(Laurent Mbanda) 대주교는 10월 16일 '미래가 도래했다(The Future Has Come)'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이 결정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수년간 성공회 내에서 누적돼 온 갈등이 극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가프콘은 주류 성공회가 성경적 가르침에서 벗어났다고 지적해 왔다. 게다가 최근 동성애자인 체리 밴(Rt. Rev. Cherry Vann) 목사가 웨일스 대주교로 임명되고, 동성 축복을 지지하는 사라 멀럴리(Dame Sarah Mullally) 주교가 여성으로서는 사상 최초로 영국성공회 수장격인 캔터베리 대주교에 임명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음반다 대주교는 "오늘, 그 미래가 도래했다"며 "우리 가프콘 총장들이 2008년 예루살렘 선언에서 천명한 성공회 개혁의 임무를 완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가프콘은 2008년 예루살렘 회의에서 처음 모여, 성공회의 일부 최고위 지도자들이 성경의 권위를 포기한 데 대해 신중히 대응해 왔다"고 설명했다.
가프콘이 발표한 '성공회 복원 결의안'의 핵심은 성경의 절대성이다. 성명은 "우리는 성공회 공동체가 재편될 것임을 선언한다. 그 유일한 연합의 기초는 '성경'이다. 즉 '교회의 역사적이고 합의된 해석을 존중하면서, 성경을 그 본래적이고 정경적인 의미로 번역하고, 읽고, 선포하고, 가르치고, 순종해야 한다'는 예루살렘 선언문 제2조의 내용이며, 이는 39개 신조 제6조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가프콘은 또 캔터베리 대주교, 람베스 회의, 성공회협의회(ACC), 대표단 회의 등 성공회의 전통적 '공동체 기구들'이 더 이상 교리와 규율을 지키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음반다 대주교는 "우리는 '최종 권위로서 하나님의 오류 없는 말씀을 포기하고, 1998년 람베스 회의의 결의안을 뒤집은 수정주의 의제를 옹호하는 사람들'과는 더 이상 교제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이제 가프콘에 속한 교구들은 캔터베리 대주교가 소집한 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또한 성공회협의회나 그 네트워크와의 모임, 재정 교류 역시 거부하기로 했다. 가프콘은 아직 참여하지 않은 교구들에 대해서도 "캔터베리 대교구 및 국교회와의 교제를 의미하는 모든 언급을 헌법에서 삭제하라"고 권장했다.
가프콘은 새로운 구조로의 전환도 명확히 했다. 음반다 대주교는 "가프콘은 1867년 첫 람베스 회의에 반영된 종교개혁 정신으로 묶인 자율적 교구들의 공동체라는 원래 구조를 회복했다"며 "우리는 이제 글로벌 성공회"라고 선포했다.
모든 회원 교구의 주교들로 구성된 새로운 '대주교협의회'를 구성해 의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이들은 "성도에게 단번에 주신 믿음의 도를 위하여 힘써 싸우라"(유다서 1장 3절)는 말씀을 신념으로 삼아 활동할 계획이다.
가프콘은 2026년 3월 3일부터 6일까지 나이지리아 아부자에서 'G26 주교 회의'를 개최해 이 같은 결정을 공식적으로 기념하고, 추후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음반다 대주교는 마지막으로 "우리가 경이로운 성경 속에서 예수님의 음성을 들으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성령께 순종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