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잠비크에서 기독교를 겨냥한 체계적 탄압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종교 규제 법안이 기독교 단체들에만 불합리한 제약을 가하는 가운데,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단체에 의해 기독교인 수십 명이 살해되는 등 폭력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복음연맹(WEA), 오픈도어 인터내셔널, 모잠비크복음협회(AEM)가 최근 공동 발표한 보고서는 "모잠비크 정부가 제안한 종교 규제 법안은 기독교 단체를 노골적으로 차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법안은 종교단체 등록을 위해 2천 명 이상의 공증된 서명을 의무화하고, 지도자에게 신학 자격 요건을 부과한다. 그러나 이슬람 기관은 예외로, 모스크 설립에는 수니·시아·이스마일 세 종파의 종교 전통만을 요건으로 삼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법안은 아직 국회 통과 전임에도 불구하고, 지방 당국들이 이미 이를 사실상 시행하고 있다. 일부 기독교 지도자들은 새 법이 발효되기도 전에 '불법 교회 설립' 혐의로 체포되고 있다.
WEA 등 세 단체는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모잠비크 정부는 해당 법안을 즉시 철회하고, 종교 공동체를 규율하는 법적 체계를 국제인권규약 제18조와 헌법 제54조에 부합하도록 수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올해 기독교인 56명 피살, 교회 100여 곳 파괴·폐쇄돼
오픈도어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5년 한 해 동안 모잠비크에서 56명의 기독교인이 신앙을 이유로 살해당했다고 밝혔다. IS 계열 무장단체 '아흘레 순나 왈 자마앗(ASWJ)'의 공격으로 교회 100곳 이상이 파괴되거나 폐쇄됐으며, 13명의 기독교인이 납치됐다.
폭력은 지역사회 전반을 무너뜨렸다. 9월 한 달 동안 ASWJ는 북부 카보델가도주에서 기독교인 최소 11명을 총살 또는 참수하고, 주택 130여 채를 방화했다.
나사바레·치우레 지구의 무안퀴나 마을에서는 공격자들이 기독교인 집 43채와 교회 2곳을 불태웠고, 나펠라 마을에서는 하나님의성회 소속 청년 목사가 가족 9명이 납치되는 장면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했다. 이들의 행방은 지금도 묘연하다.
보고서는 특히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여성들이 겪는 심각한 인권 침해를 강조했다. 그들은 공동체에서 추방당하고, 자녀와 함께 폭력·협박·경제적 배제에 시달린다. 일부는 이슬람 재개종을 강요받는 조직적 캠페인의 대상이 되며, 그 결과 트라우마와 빈곤, 사회적 고립에 빠진다.
극단주의 폭력은 자연재해와 맞물려 모잠비크 북부 전역에서 60만 명 이상의 국내 이주민(IDP)을 발생시켰다.
2025년 7월 한 달 동안만도 카보델가도주 치우레·안쿠아베·무이둠베 지역에서 4만 6천 명 이상이 피난했으며, 그 중 절반 이상(약 2만 4천 명)이 아동이었다.
이나시오 사우레(Inácio Saure) 대주교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전쟁의 근본 원인은 단순한 종교적 극단주의를 넘어선다"며 "군사적 길은 오직 살인만 낳을 뿐, 참수와 학살은 계속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근본적으로 다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해국 37위, 55.6%가 기독교인인 나라
오픈도어의 2025년 '기독교 박해국 순위'에서 모잠비크는 37위에 올랐다. 보고서에 따르면, 모잠비크 인구의 55.6%가 기독교인, 26%가 전통 종교 신봉자, 17.7%가 이슬람교도다.
세 단체는 정부에 북부의 질서 회복과 주민 보호, 인도주의적 지원 확대를 촉구하면서, 유엔 글로벌 반테러 전략에 부합하는 폭력적 극단주의 대응 국가 전략 수립을 제안했다.
최근 무장 민병대는 마레라 마을을 습격했다. 마을 가장자리의 한 기독교 가정에서 15명을 포획해 결박한 뒤 처형했다. 일부 피해자들은 민병대가 이전 습격으로 이미 파괴한 그리스도교회의 신도였다.
보고서는 "이러한 잔행은 모잠비크 헌법 제40조와 제54조를 위반하고 있으며, 국제인권규약상 생명권과 종교의 자유에 대한 모잠비크의 국제적 의무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명시했다.
종교 지도자들은 기독교 공동체 보호를 위한 정부의 단호한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해결책을 둘러싼 의견은 여전히 엇갈린다.
이나시오 사우레 대주교는 "단순히 종교적 극단주의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며 "이 전쟁과 고통, 모든 살인의 근본 원인을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군사적 길은 오직 죽음만을 낳을 뿐이며, 이미 많은 사람이 희생됐다. 전혀 다른 해결책을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