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전 세계 약 1억 명의 기독교인이 여전히 성경을 구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는 새로운 글로벌 평가 보고서가 발표됐다고 6일 보도했다. 이는 종교적 박해, 법적 제약, 빈곤, 분쟁 등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 성경 접근이 차단된 결과로, 전문가들은 이를 "현대판 말씀의 기근"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블 액세스 이니셔티브'(Bible Access Initiative)가 최근 발표한 '바이블 액세스 리스트'(Bible Access List)는 88개국의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성경 접근이 가장 어려운 국가와 지역을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예멘, 북한, 모리타니가 '성경 접근 금지 국가' 상위 5위에 올랐다. 또 콩고민주공화국, 나이지리아, 에티오피아, 인도, 중국은 기독교인이 많지만 성경 부족이 가장 심각한 나라로 꼽혔다. 

디지털 바이블 소사이어티(Digital Bible Society)의 설립자이자 CEO 켄 비트굿(Ken Bitgood)은 "많은 이들이 성경 접근이 전 세계적으로 보장된다고 오해하지만, 실제로는 복잡한 정치·사회적 제약 속에 있다"며 "성경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은 보편적인 표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는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데이터를 수집했다. 하나는 정부의 금지, 극단주의 활동, 경제적 불평등 등으로 성경 유통이 차단되는 '제한 국가'(Bible Restrictions List), 또 하나는 성경을 원하지만 구하지 못하는 기독교인의 수를 추정한 '부족 국가'(Bible Shortage List)다. 

보고서 공동 제작자인 바이보 니콜라이(Wybo Nicolai)는 "이 시대의 말씀의 기근은 무관심 때문이 아니라, 접근 자체를 막는 장벽 때문"이라며 "많은 이들이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로 된 성경을 본 적이 없거나, 원하는 형식이나 감당할 수 있는 가격으로 구매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양적 데이터, 설문 조사, 전문가 검증을 통해 각국의 박해 수준, 빈곤율, 정치 불안정, 난민 문제 등이 성경 보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보고서는 국가와 지역의 상황에 따라 해결책이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를 총괄한 얍 판 베주이엔(Jaap van Bezooijen)은 "성경 보급 문제는 일률적인 해법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며 "디지털 성경이 하나의 대안이지만, 여전히 가난하거나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한 지역, 또는 감시 사회 아래 있는 이들에게는 인쇄본과 오디오 성경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블 액세스 이니셔티브'는 오픈도어즈 인터내셔널(Open Doors International)과 디지털 바이블 소사이어티가 공동 설립한 기관으로, 교회와 선교 단체에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2025년 협력 파트너로는 프론트라인 인터내셔널(Frontlines International), 바이블 리그 인터내셔널(Bible League International) 등이 참여했으며, 비블리카(Biblica), 바이블 리그 캐나다, 원호프(OneHope) 등 여러 단체도 자료 제공에 협력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고서가 단순한 통계 이상으로, "성경을 접하지 못하는 1억 명의 신앙 공동체를 위한 국제적 대응이 필요함을 일깨우는 경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