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주도로 진행된 새로운 조사에 따르면 지난 25년간 전 세계에서 1,600명 이상의 기독교인이 신앙 때문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이번 보고서는 신학자, 역사학자, 교회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작성했으며 공인된 증언과 언론 보도, 주교회의와 종교 기관에서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했다.
가톨릭 자선단체 '고통받는 교회를 돕는 사업(ACN)'이 후원한 이 연구는 현대 시대 기독교 순교의 전 세계적 규모를 드러냈다.
조사 결과, 2000년부터 2025년까지 최소 1,624명의 기독교인이 신앙을 저버리기를 거부하다가 살해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별로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643명이 가장 많았고, 이어 아시아·오세아니아 357명, 미주 304명, 중동·북아프리카 277명, 유럽 43명 순으로 집계됐다.
대표적인 사건으로는 2019년 스리랑카 부활절 연합 폭탄 테러로 가톨릭과 개신교 교회에서 200명이 숨진 사건, 2003년 솔로몬제도에서 지역 분쟁 중재를 시도하다가 살해된 성공회 멜라네시아 수도회 소속 신자 7명의 사례가 포함됐다.
조사위원회 의장 파비오 파베네 대주교는 "순교는 교회 역사 전 시기에 존재했지만, 오늘날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이들이 그리스도의 복음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 생명을 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위원회 부위원장이자 산 에지디오 공동체 창립자인 안드레아 리카르디 박사는 "특히 외딴 지역에서의 순교는 집계조차 어려워 실제 숫자는 훨씬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조사는 2023년 프란치스코 교황(선종)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당시 교황은 "가톨릭뿐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교 교파의 증언을 모아야 한다"며 "피 흘리기까지 믿음을 지킨 이들의 삶이 교회 공동체의 소중한 보물이 되도록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교황 레오 14세는 이번 '희년(Jubilee of Hope)'의 일환으로 지난 9월 14일 로마 성 바오로 성당에서 기념예식을 열고, 교파를 넘어선 교회 지도자들을 초청했다.
리카르디 박사는 "순교자들은 역경 속에서도 자신들에게 신실하신 하나님을 믿었던 이들"이라며 "교회는 순교자의 기억을 슬픔이 아닌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간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위원회의 작업과 오는 에큐메니컬 예식은 교회가 여전히 순교자의 교회임을 보여주며, 그들의 삶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깊은 교훈을 준다"고 말했다.
ACN 국제 대표 레지나 린치는 "이번 조사 결과는 우리가 현장에서 경험하는 현실과 일치한다"며 "우리는 이들을 지원할 수 있어 자랑스럽고, 동시에 그들의 증언에서 큰 신앙의 힘을 배운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