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민 목사(새생명비전교회)
강준민 목사(새생명비전교회)

하나님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주시길 기뻐하십니다. 부모의 기쁨은 자녀가 원하는 것을 선물해 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녀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고 싶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곤 합니다. 하나님도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으십니다. 솔로몬이 일천 번제를 드렸을 때 하나님이 그에게 무엇을 주길 원하는지 물으셨습니다(대하 1:7). 솔로몬이 하나님께 왕의 사명을 잘 감당하도록 지혜와 지식을 구했습니다. 하나님은 그의 간구를 따라 지혜를 주시고, 그가 구하지 않은 부와 재물과 영광까지 덤으로 주셨습니다(대하 1:12).

 

아픈 사람들이 예수님께 나아오면 예수님은 “무엇을 원하느냐”라고 물으셨습니다. 하루는 시각 장애인이 예수님께 나아와 크게 소리치며 자신을 불쌍히 여겨 달라고 간구했습니다. 그가 크게 소리 질러 간구함을 들으시고 예수님이 물으셨습니다. “네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막 10:51상). 시각 장애인이 보기를 원한다고 대답했습니다(막 10:51하). 예수님은 그의 소원을 들어 주셨습니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 하시니 그가 곧 보게 되어 예수를 길에서 따르니라”(막 10:52).

하나님은 우리 소원을 만족케 하시는 분입니다. “좋은 것으로 네 소원을 만족하게 하사 네 청춘을 독수리 같이 새롭게 하시는도다”(시 103:5). 그런데 하나님은 가끔 우리가 원하지 않은 것을 경험하게 하십니다. 우리가 원하지 않은 사람을 만나게 하십니다. 우리가 원하지 않은 사람을 만나게 하시고, 원하지 않는 때와 방법으로 우리를 당황하게 하십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난 후 돌아보면, 하나님이 우리가 원하지 않았던 것 속에 풍성한 은혜를 숨겨 두셨음을 깨닫게 됩니다. 바울이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하나님은 바울이 원하지 않았던 ‘육체의 가시’를 통해 풍성한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바울이 원했던 것은 건강과 강함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가 원하지 않은 가시를 주셔서 그를 약하게 하셨습니다. 바울은 세 번이나 하나님께 그 가시를 거두어 주시기를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은 거절하심으로 응답하셨습니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고후 12:9상). 하나님의 거절도 기도 응답의 한 방법입니다. 하나님은 바울이 가장 거부하고 싶은 것을 통해 가장 큰 선물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바울이 거부하고 싶은 육체의 가시를 통해 ‘겸손’을 선물하셨습니다. 하나님이 그에게 가시를 주신 이유는 자만하지 않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고후 12:7). 그는 가시 때문에 겸손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겸손처럼 좋은 선물, 겸손처럼 복된 성품은 없습니다.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물리치시고 겸손한 자에게 큰 은혜를 베푸십니다(약 4:6).

하나님은 바울이 원하지 않은 연약함을 통해 ‘그리스도의 능력’을 선물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 이는 내가 약한 그때에 강함이라”(고후 12:9하–10). 바울은 육신의 힘을 원했지만, 하나님은 그의 육신을 약하게 하시고 대신 그리스도의 능력을 부어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바울이 원하지 않았던 ‘장소’에서 영혼 구원의 문을 여셨습니다. 바울이 전도하길 원했던 곳은 소아시아였습니다. 그러나 성령님께서 그 길을 막으시고 마게도냐로 인도하셨습니다. 그는 마게도냐 지방의 첫 성읍인 빌립보에서 귀신 들린 소녀를 고쳐 주다가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빌립보는 그가 원했던 곳이 아니었고, 감옥은 더욱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깊은 밤, 깊은 감옥에서 바울과 실라는 기도하고 찬송했습니다. 그때 큰 지진이 나서 옥문들이 열렸습니다. 바울은 도망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복음을 전했고, 간수와 그의 온 집이 주 예수님을 믿고 세례를 받았습니다(행 16:30–34).

하나님은 바울이 원하지 않았던 ‘방법’으로 로마에서 복음을 전하게 하셨습니다. 바울은 로마에 가기를 소원했는데, 죄수의 몸으로 쇠사슬에 매여 로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는 로마의 옥중에서 복음을 전했고, 로마 군인들과 ‘가이사의 집 사람들’에게까지 복음이 전해졌습니다(빌 4:22). 하나님의 역사는 신비롭습니다. 우리가 정말 거부하고 싶은 것들을 통해 놀라운 선물을 주십니다. 우리가 정말 거부하고 싶은 사람을 통해 우리의 성품을 빚으십니다. 정말 거부하고 싶은 장소에서 우리를 키우십니다. 정말 거부하고 싶은 사건들을 통해 우리를 축복하십니다. 요셉의 생애를 자주 묵상합니다. 그는 가장 거부하고 싶은 것을 통해 가장 큰 선물을 받았습니다. 형제들의 미움을 받았고, 구덩이에 던져졌습니다. 보디발의 집에 종으로 팔려 갔고,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감옥에서 갇혔습니다. 물론 그가 경험한 모든 것이 거부하고 싶은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가 거부하고 싶은 것들을 통해 만민의 생명을 구원하게 하셨습니다(창 50:20). 예수님이 가장 거부하고 싶었던 것은 십자가였습니다. 십자가의 길은 고난과 고통의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십자가의 고난을 통해 부활의 영광을 누리게 하셨습니다.

혹시 지금 당신의 삶에도, 도무지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상황이나 관계, 혹은 고통이 있습니까? 그 속에 하나님이 숨겨 두신 선물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주시기도 하지만, 더 깊은 사랑으로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주십니다. 그리고 때로는 우리가 거부하는 바로 그것을 통해, 가장 귀한 것을 완성하십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가 붙들 것은 상황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하심입니다. “아직 결론을 내리지 마십시오. 하나님이 결론을 쓰고 계십니다.” 그분의 결론은 언제나 은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