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주의'(Evangelicalism)의 정의와 규모를 둘러싼 혼란이 여전한 가운데, 최근 세계복음주의연맹(WEA)이 주최한 웨비나에서 두 명의 종교인구 통계 전문가가 전 세계 복음주의자 인구를 최소 7억 명으로 추산했다. 이들은 또 "복음주의 운동의 중심이 서구에서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로 이동 중"이라고 했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에 따르면, 하버드 신학교의 강사이자 세계기독교데이터베이스(이하 WCD) 편집자인 지나 줄로(Gina A. Zurlo) 박사와 「오퍼레이션 월드」(이하 OW)의 제이슨 맨드릭(Jason Mandryk) 편집자는 "복음주의가 가톨릭이나 정교회처럼 명확한 교단적 정의가 없기 때문에, 그 수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맨드릭은 "복음주의자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며 "이 용어가 교회 안에서는 성경 권위, 개인적 회심, 복음 전도 등을 의미하지만, 서구의 정치·언론에서는 종종 부정적인 이미지로 사용된다"고 했다.

복음주의자의 수를 추산하는 방식은 다양하다.「오퍼레이션 월드」는 '베빙턴의 복음주의 4요소'(성경 중심주의, 십자가 중심주의, 회심주의, 행동주의)를 기준으로 전 세계 교단을 분석해 약 7억 명으로 추산했다.

베빙턴의 4요소 중 첫 번째는 성경주의로, 성경이 신앙과 실천의 문제에서 최고의 권위를 갖고 있다는 확신이다. 두 번째는 십자가 중심주의로, 복음 메시지의 핵심인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에 초점을 맞춘다. 세 번째는 회심주의로, 모든 개인이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을 통해 개인적으로 거듭남과 변화를 경험해야 한다는 믿음이다. 네 번째는 행동주의로, 진정한 믿음은 특히 복음 전도와 시회적 대의에 참여함으로써 행동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면 줄로 박사는 약 20년의 연구를 통해 개발된 다른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다. 첫 번째 유형은 복음주의협회 또는 단체에 공식적으로 소속된 교회로, 약 3억 9,300만 명의 신자가 속해 있으며 거의 절반이 아프리카에 위치해 있다.

두 번째 유형은 오순절 및 은사주의 교회를 포함한 것으로, 약 6억 3,500만 명의 신자가 속해 있다. 학자들은 오순절 교인들이 특정 교리에 있어서 다르더라도 개인적인 경건, 회심, 성경에 대한 복음주의적 강조점을 공유한다는 데 대체로 동의한다.

세 번째 유형은 다수 세계 개신교회로서 남반구의 주류 개신교, 미국의 흑인 개신교 교회, 중국 가정교회 등을 포함한 것으로, 9억 3,700만 명으로 추산된다.

OW와 WCD는 서로 다른 접근 방식을 사용하지만, 모두 복음주의가 더 이상 서구 중심이 아니라는 동일한 결론을 내렸다.

맨드릭은 "오늘날 복음주의자는 주로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인"이라며 "복음주의는 백인, 서구, 보수적이라는 고정관념과 다르다. 이제 복음주의자는 줄루족, 중국인, 브라질인, 필리핀인이다. 이 다양성은 축복"이라고 강조했다.

줄로 박사는 "복음주의자의 47%는 아프리카, 26%는 아시아, 북미는 1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현재 가장 많은 복음주의자를 보유한 국가는 미국이 아닌 중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