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나이지리아 플래토주 보코스 지역에서 풀라니족 무장세력의 기독교인 대상 공격이 계속되며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5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최근 몇 주 사이 최소 17명이 살해됐고, 피해자 중에는 여성과 유아도 포함됐다. 

CP는 가장 최근의 공격이 지난 4일 오전 10시경 무셰레 추장령 내 콥무르 구역 진(Njin) 마을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해당 마을 주민은 "풀라니 무장세력이 마을을 습격해 한 기독교인 여성을 살해하고, 가옥을 불태우며 가축과 전자기기를 약탈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공격자들이 단순한 폭력에 그치지 않고, 주민들의 생계 기반을 철저히 파괴했다"고 말했다. 

CP는 해당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 유혈 공격 중 하나라고 밝혔다. 지난 7월 15일에는 보코스 지역에서 기독교인 2명이 매복 공격을 받고 시신이 불에 타버린 채 발견됐으며, 7월 24일에는 보코스 시내 시장에서 귀가하던 기독교인 14명이 만고르 마을 인근에서 무장세력의 기습을 받아 숨졌다. 이들 중에는 여성과 유아도 있었다. 

지역 공동체 지도자 요하나 마르기프는 현재 최소 9개 마을이 풀라니 무장세력에 의해 점령된 상태라고 밝혔다. 점령된 마을은 호크(Hokk), 카반(Kaban), 카딤(Kadim), 나울라(Nawula), 둘루(Dulu), 음보르(Mbor), 마르기프(Margif), 치랑(Chirang), 만고르(Mangor) 등으로, 이곳에서 무장세력은 무기를 소지한 채 천막을 설치하고 가축을 방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르기프는 정부가 보안 당국을 동원해 이들을 철수시키고 주민들의 귀환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코스 지방정부 의회 의장 아말라우 아말라우는 "풀라니 무장세력의 폭력은 전염병처럼 확산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 마을 주민은 "더는 아이들과 노인의 시신을 묻는 일을 계속할 수 없다"며 정부의 단호한 개입을 촉구했다. 현지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보코스 지역에서 후라니 무장세력에 의해 살해된 기독교인은 70명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의회 초당파 그룹(APPG)은 2020년 보고서에서 대부분의 풀라니족은 평화적이지만, 일부는 급진 이슬람 사상을 추종하며 보코하람(Boko Haram)이나 ISWAP과 유사한 전략으로 기독교인을 겨냥한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 기독교 지도자들은 이러한 공격이 단순한 갈등이 아닌, 기독교 공동체를 몰아내고 이슬람화를 추진하려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목축의 어려움 속에서 기독교 농지를 강제로 차지하려는 목적이 강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오픈도어즈(Open Doors)가 발표한 2025년 '세계 기독교 박해 순위(World Watch List)'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세계에서 기독교인이 가장 많이 살해된 국가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보고 기간 동안 전 세계 순교자 4,476명 중 3,100명이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했으며, 이는 전체의 69%에 달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나이지리아의 반기독교 폭력은 세계 감시 지표 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북부 지역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 민병대가 기독교 농촌 마을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으며, 북부 지역에서는 보코하람과 ISWAP 등 지하디스트 단체들이 약탈, 성폭력, 납치, 검문소 살해 등을 자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폭력이 남부로까지 확산됐고, 말리 기반의 알카에다 연계 단체 JNIM의 영향 아래 새로운 테러 조직인 라쿠라와(Lakurawa)가 북서부에 등장해 첨단 무기로 무장한 채 급진 이슬람 사상을 퍼뜨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위기 상황 속에서 나이지리아는 2025년 기준 '기독교인이 살기 가장 어려운 50개국' 중 7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