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미 스웨거, 성추문에 흔들린 TV 복음 전도사 ... 90세로 별세,
140개국 전파 타며 연 1억5천만 달러 굿즈 판매한 '지옥불 설교자'
두 차례 매춘 스캔들·위선 논란 후 몰락 ... 말년엔 가족 중심 소규모 사역
미국 복음주의의 상징이자 논쟁적 인물인 지미 스웨거가 2025년 7월 1일(현지시간) 90세로 눈을 감았다. 루이지애나 배턴루지 '패밀리 워십 센터'는 "스와가트 목사가 세상에서의 경주를 마치고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품에 안겼다"고 밝혔다. 아들 도니 스웨거는 지난 6월 중순 예배에서 "오직 기적만이 아버지의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며 신도들에게 기도를 요청한 바 있다.
1935년 3월 15일 루이지애나주 페리데이에서 태어난 스웨거는 17세 때 교회 친구 프랜시스 앤더슨(당시 15세)과 결혼했고, 1955년 본격적인 순회 설교에 나섰다. 미국 남부 거리와 농촌 천막에서 방언·노래·눈물을 섞어가며 '지옥불 회개'를 외쳤고, 1961년 하나님의 성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1935년 루이지애나주 페리데이에서 태어난 지미 스웨거 목사는 1955년 전임 사역을 시작한 이후 평생을 복음 전파에 바쳤다. 루이지애나 배턴루지에 위치한 '패밀리 워십 센터'의 담임목사로 섬기며 '지미 스웨거 미니스트리'를 설립했다.
그의 텔레비전 설교는 1980년대 중반 정점에 달했다. 당시 미국 전역 2백만 가구 이상이 그의 설교를 시청하며, 그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TV 복음 전도사'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폭발적 인기만큼 그의 명성과 함께 수익도 컸다. 성경 주석, 복음성가 음반, '가시관' 레플리카, 머그컵, 벨트 버클 같은 기념품이 한 해 1억5천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7천석 예배당, 200에이커 교회 부지, 성경대학, 개인전용 제트기, '그의 리무진'은 하나님의 축복으로 포장된 신흥 복음산업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성화'를 설파하던 그의 언행은 곧 위선 논란에 휩싸였다. 1988년 2월 뉴올리언스 교외 모텔에서 매춘부와 함께 있는 모습이 사설탐정 영상에 포착됐고, 1991년에는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에서 여성 성매매 종사자와 동승한 채 음란잡지를 숨기려다 경찰에 적발됐다. 그는 TV 강단에서 "주여, 내가 죄를 지었다"며 눈물을 흘렸으나, 시청자 다수는 '카메라 앞 연출'로 치부했다. 파문은 과거 자신이 "영적 암"이라 비난했던 짐 베이커·마빈 고만 목사를 향한 독설과 겹쳐지며 더욱 확산됐다.
스웨거 목사는 회중에게 "주님이 말씀하시길, 남들이 알 바 아니라고 하셨다"고 선언해 오히려 조롱을 샀다. 이로써 미국 최대 규모의 TV 사역은 붕괴하기 시작했다. 하나님의 성회는 그를 2년 정직 처분했지만 그는 "수입을 잃을 수 없다"며 무시했고, 끝내 교단에서 제명됐다. 막대한 자금으로 열었던 신학교의 문을 닫았고, 방송망은 축소됐다. 하지만 그는 사역과 설교를 포기하지 않았다. 배턴루지 스튜디오에서 가족 중심 방송을 이어가며 "옛 방식의 성령 충만, 영혼 구원"을 끝까지 강조했다.
2016년에는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공개 지지했고, 1980년대 모잠비크 내전 당시 반공·친남아공 세력 '레나모'에 선교 자료를 보냈다는 의혹도 제기되었다.
스웨거 목사의 생애는 미국 복음주의의 빛과 그림자를 응축한다. 거리 설교에서 시작해 의식주를 뒤흔든 거대 산업을 일궜고, 두 차례 성추문과 독설로 스스로 무너졌다. 그럼에도 그는 죽기 전까지 카메라 앞에서 "아마게돈이 오고 있다. 내 영혼은 들뜬다"고 외쳤다. 남편·아버지·설교자·사업가·죄인·회개의 상징이 얽힌 극적 여정이 90년 만에 막을 내렸다.
남은 과제는, 거대 미디어와 종교 권력이 만나 빚는 위험을 현대 교회가 어떻게 성찰하고 견제할 것인지에 대한 숙제를 던진 것이다. 유족은 성명을 통해 "오늘 스웨거 형제님이 세상에서의 경주를 마치고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품에 안겼다는 사실을 전하게 되어 마음이 무겁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수십 년간 찬양했던 그날을 마침내 맞이했다. 사랑하는 구주를 만나 영광의 문으로 들어갔다"며 "우리는 언젠가 그를 다시 만날 것을 알기에 기뻐한다"고 전했다.
유족으로는 72년째 곁을 지킨 아내 프랜시스, 설교를 이어받은 아들 도니, 손주·증손주들이 있다. 신도들은 "로마서 11장 29절, '하나님의 은사와 부르심에는 후회하심이 없다'는 말씀을 기억한다"고 애도했으나, 낙인을 경험한 피해자와 비판자들은 "은혜만큼 책임도 크다"고 입을 모은다.
영욕이 교차한 한 전도사의 마지막 길은, 오늘의 교회와 사회가 다시 묻는 경고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