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 전화 통화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에너지 및 인프라 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장기적인 평화 협정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미 백악관은 이날 두 정상 간 약 90분간 진행된 통화 이후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과 평화 정착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으며,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제안했던 30일간의 전면적 임시휴전은 러시아 측의 반대로 성사되지 않았다. 대신 양국 정상은 에너지 및 주요 인프라 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이를 기반으로 협상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우크라이나 인프라 시설 휴전... 본격 협상 예고 

백악관은 "두 정상은 흑해에서의 해상 정전과 완전한 휴전을 목표로 하는 기술적 협상을 진행하고,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에너지 및 인프라 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협상은 즉시 시작될 예정이며,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된 회담을 기반으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번 합의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이루어진 휴전 조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인프라 시설 휴전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백악관은 30일 임시휴전에 대해 러시아가 최종적으로 동의했는지 여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크렘린궁은 "트럼프 대통령이 에너지 인프라 시설에 대한 공습을 30일간 중단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푸틴 대통령이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해 러시아군에 명령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러시아가 전면적인 휴전에는 응하지 않고, 제한적인 범위에서만 휴전이 이뤄질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러시아, 전면 휴전 대신 조건부 조치 

AP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측이 반대해온 조건들을 철회했다는 증거는 없으며, 러시아는 여전히 우크라이나가 NATO 가입을 포기하고 군사력을 대폭 감축하는 등 양보를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NBC 역시 "백악관 발표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으나, 통화 과정에서 휴전을 위한 우크라이나의 양보 조건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중동 평화 및 미러 관계 개선 논의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중동 지역의 평화 정착을 위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백악관은 "두 정상은 중동에서의 전략적 협력을 통한 분쟁 예방 방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며, "양국은 전략무기 확산 방지의 필요성을 공감하며 국제사회의 참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두 정상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러시아는 양국 관계 개선의 필요성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백악관은 "양국 관계가 개선될 경우 경제적 이익과 지정학적 안정성이 확보될 수 있다"며, "두 정상은 이러한 미래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크렘린궁도 "푸틴 대통령이 평화적 해결을 위한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으며, 미국과 포괄적인 해결책을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포로 교환 예정 

한편, 러시아는 19일 우크라이나와 포로 교환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양측은 각각 175명의 포로를 교환하며, 이 과정에서 중상을 입은 우크라이나 군인 23명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