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13일, 우크라이나가 점령했던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을 탈환하기 위한 전투에서 북한군이 대규모 '자살 공격'을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공격 방식은 마치 컴퓨터 디도스(DDoS) 공격과 유사한 형태로 진행되었으며, 대규모 병력을 동원한 파상적 공세로 우크라이나군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군, 디도스식 '인간 파도' 전술로 러시아군 지원
디도스 공격은 대량의 트래픽을 발생시켜 특정 웹사이트나 서버를 마비시키는 해킹 기법으로, 북한군의 전술은 이를 전장에 적용한 형태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군 장교는 "북한군이 쿠르스크 공세에서 마치 디도스 공격과 같은 '인간 파도' 전술을 사용했다"며 "10명 중 8명의 북한군을 사살해도 계속해서 몰려오는 공격을 막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전선에서 우크라이나 병력이 소수에 불과해 끝없이 몰려드는 북한군에 압도당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북한군의 이러한 공격으로 수백 명의 희생자를 냈으나, 결국 우크라이나군을 스베르들리코보 등 작은 마을에서 철수하도록 만들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우크라이나군, 북한군과 러시아군의 협공에 직면
인디펜던트는 전장에서 촬영된 비디오와 스틸 이미지 자료를 통해 수십 대의 러시아 장갑차와 기타 군 장비가 파괴되었다는 우크라이나군의 주장이 어느 정도 신빙성을 갖춘다고 보도했다. 영상 속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차량과 벙커, 숲을 통과하며 진격하는 북한군을 대상으로 타격을 가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우크라이나군 장교는 "북한군의 전술에서 가장 큰 문제는 그들이 이러한 공격을 위해 얼마나 많은 병력을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느냐는 것"이라며 북한군의 지속적인 희생을 감수한 전략을 지적했다. 반면 최근 3일간 쿠르스크 지역에 투입된 러시아군은 특수부대, 해병대, 낙하산병 등 최정예 부대가 주축이었으며, 북한군의 무차별적 공세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전을 수행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첨단 기술 활용해 우크라이나군 압박 강화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이 쿠르스크 전선에서 열 감지 마스크 기술을 사용해 추적을 어렵게 하거나 사륜차를 이용해 국경을 넘는 등 다양한 전술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군이 광섬유 케이블을 이용한 장거리 드론을 운용하며, 이 케이블이 전자신호 차단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한 우크라이나군 장교는 "현재 러시아군 드론의 약 30~40%가 광섬유 기반이며, 이 드론의 작전 범위는 최대 25km에 달한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 쿠르스크 지역에서 후퇴 가능성 커져
인디펜던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 일부를 점령하는 것이 향후 평화 협상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했지만, 이번 전투에서 많은 사상자를 내면서 점령지를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 대부분 지역에서 철수하는 것이 더 적절한 선택일 수 있다"고 전하며, 현 상황에서 방어보다는 후퇴 전략이 필요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러시아 측은 쿠르스크 최대 도시인 수자도 러시아군이 점령했다고 발표하며, 우크라이나군의 전선 후퇴가 가시화되고 있음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