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는 다니엘 오르테가(Daniel Ortega) 대통령 정부가 인권·민주주의·종교단체를 체계적으로 탄압하고 있다는 유엔 전문가들의 보고서가 발표되자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탈퇴했다.

미국의 박해감시단체 국제기독연대(ICC)는 "최근 발표된 유엔 보고서는 오르테가 행정부가 반대 세력에 대한 '조직적 탄압'에 가담하고 있다고 묘사했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전문가 중 한 명인 아리엘라 펠랄타(Ariela Peralta)는 "니카라과 정부가 사실상 자국민과 전쟁 중"이라고 말했다.

ICC에 따르면, 오르테가 대통령은 자신의 아내 로사리오 무릴로(Rosario Murillo)를 공동의장으로 임명하고 입법부와 사법부를 자신의 통제 하에 두는 등 권력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

이에 니카라과 정부는 유엔 등 국제기구가 자국을 비난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무릴로는 유엔 보고서를 '거짓말'과 '중상모략'이라며 일축했다. 

니카라과가 종교단체, 특히 가톨릭교회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비판이 점차 커지고 있다. 2018년 NGO(비정부기구)에 대한 자금 지원을 규제하는 법률로 수천 개 단체의 법적 지위가 대량 박탈됐으며, 가톨릭 단체는 2019년 학생 시위대를 보호하고 정부 조치에 대한 반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면서 가장 가혹한 단속을 받았다.

국제기구는 니카라과에서 종교의 자유가 수년간 악화된 현상을 추적해 왔다.

미국 국무부는 니카라과를 2019년 종교 자유 침해 특별감시국 목록에 올렸고, 2022년에는 특별우려국으로 격상시켰다. 이러한 결정은 일반적으로 경제적 제재를 동반한다.

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니카라과에서 가톨릭 성직자의 임의 체포, 투옥, 추방, 교회 재산 압수, 예배자들에 대한 위협 등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인권단체 국제기독연대(CSW)도 최근 니카라과 종교 공동체에 대한 탄압을 다룬 "전체 통치: 니카라과의 독립적인 목소리 근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CSW는 222건의 종교 박해 사례를 기록했으며, 그 중 다수는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위반 행위와 관련돼 있었다.

보고서는 당국이 종교 행사를 취소하고 대중 종교 행렬을 막고 있으며, 종교 지도자들에게 새로운 제한을 가해 지정된 경찰에 매주 보고하고 활동 일정을 제출하며 사진을 찍도록 강요했다고 밝혔다. 일부는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구금이나 추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고.

CSW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에 종교 지도자들이 단기 및 장기적으로 임의 구금된 사례가 총 46건 발생했다.

개신교 에프렌 안토니오 빌체스 로페스(Efrén Antonio Vílchez López) 목사가 조작된 혐의로 징역 23년형을 선고받았으며, 당뇨병을 치료받지 못해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가톨릭 평신도 지도자인 카르멘 마리아 산즈 마르티네즈(Carmen María Sáenz Martínez)와 레즈비아 델 소코로 구티에레스 포베다(Lesbia del Socorro Gutiérrez Poveda)는 2024년 8월부터 연락이 차단된 채 구금 중이며, 가족들에게 생존 여부도 증명해 주지 않았다고 한다.

CSW는 미주인권위원회는 이런 사례에 대한 보호 조치를 요구했지만 니카라과 정부는 응답하지 않고 있다.

CSW의 안나 리 스탱글(Anna Lee Stangl) 이사는 "오르테가, 무릴로와 그들의 집권당인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이 독립적인 시민사회를 근절하고 비판자들을 침묵시키려 한다"며 "정부가 유엔과 같은 조직과의 교류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니카라과 반체제 인사들을 국내 또는 망명지에서 지원할 새로운 방법을 찾아 달라"고 국제사회에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