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사역단체 ‘맨 인 더 미러’ 한국지부 대표
많은 남성 치유·회복 경험 못한 채 “교회 놀이”
신실한 男 영향력 커… 중요하고 시급한 사역
한국교회에서 ‘남성 사역’이라는 말은 아직 생소하다. 남성들을 위한 사역을 의미하는 것인데, 여성들이 다수인 한국교회 상황에서 남성 사역은 익숙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목회자의 대부분은 남성이다. 즉, 신앙적으로 모범을 보이고 성도를 이끌어야 할 지도자의 자리에 남성들이 많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이들을 위한 ‘전문 사역’은 반드시 반드시 필요하고 또 시급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미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남성 사역단체 ‘맨 인 더 미러(MAN IN THE MIRROR)’의 한국지부 대표인 이병일 목사가 한국교회에 ‘남성 사역’을 본격 알리기 위해 최근 귀국했다. 젊은 시절 미국으로 건너간 이 목사는 그곳에서 사업을 하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목사가 됐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에 남성 사역을 소개하고 싶다. 한 남성이 주님께 돌아오는 모습을 보는 건 정말 큰 기쁨”이라며 “경건하고 신실한 남성의 영향력은 교회는 물론, 이 세상을 바꿀만큼 크다. 한국교회가 이 사역의 중요성을 꼭 알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는 이 목사 스스로의 간증이기도 하다. 그는 미국에서 오랜 기간 사업을 하며, 한때 성공하기도 했지만 실패를 경험하면서 예수님께 다시 돌아오게 됐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남성들의 생각과 마음, 신앙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게 됐다고.
그에 따르면 많은 남성들이 교회에서 진정한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지 못한 채 단지 “교회 놀이”를 하고 있다. 아내를 따라 마지못해 다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내면의 아픔과 상처를 숨긴 채 가면을 쓰고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비단 일반 남성 성도에게서만 있는 건 아니라고 이 목사는 말한다. 많은 경우 목사들에게서도 이런 모습이 보인다는 것. 이 목사는 “그렇게 되면, 목사들은 겉과 속이 다른 위선에 빠지기 쉽다”며 “실제 내면은 그렇지 않은데, 겉으로는 경건하고 믿음이 좋은 것처럼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 성령의 역사가 나타날 수 없다”고 했다.
‘남성 사역’은 바로 이런 문제들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다. 이 목사는 “남성 사역은 남성들을 예수의 진정한 제자로 만드는 사역”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소그룹을 통해 성경의 말씀과 예수의 이야기가 그들 안에 지속적으로 심겨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남성 사역에선 지속성 중요… 소그룹이 적합
신앙·가정 등 실질적 내용 담은 교재 번역돼
남성들이 정직하게 스스로 대면할 수 있도록
이처럼 이 목사는 남성 사역에서 ‘소그룹’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그것이 참여하는 남성들 사이의 깊은 교제와 지속적 훈련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속성이라는 측면에서 소그룹 중심의 ‘남성 사역’은, ‘아버지학교’와 같은 일회성 사역과는 구분된다는 게 이 목사의 말이다.
“한국교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두란노아버지학교는 남성들로 하여금 서로의 아픔을 공감하게 하고, 이를 통해 치유와 회복, 은혜를 경험하게 하면서 남성들을 일으켜 세운, 매우 좋은 사역입니다. 그러나 5~6번 정도 만남의 일회성 행사이기에 남성들을 근본적으로 예수의 제자로 양육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가졌습니다. 소그룹 중심의 남성 사역은 바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매우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목사는 남성들이 소그룹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교재를 직접 번역했다. ‘MY JOURNEY-내 삶의 여정’이라는 책으로 ‘맨 인 더 미러’의 창립자인 패트릭 몰리(Patrick Morley) 목사가 집필한 교재다. 몰리 목사의 저서 「The Man in the Mirror」는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기독교 서적 100권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교재는 ‘남자와 성경’ ‘남자와 기도’ ‘남자와 예배’ 등 남성들의 신앙 관련 주제들을 비롯해 결혼과 자녀, 친구와의 우정 등 일상의 문제들도 다루고 있으며, 두려움과 분노, 정욕과 돈 등 매우 실제적인 이슈들을 정리함으로써 남성들이 정직하게 스스로를 대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교제는 1권에서 3권까지 총 3권으로 구성돼 있다. 한 권의 사용 기간이 1년이어서 총 3년간 이 교재를 활용해 소그룹을 운영할 수 있다. 이 목사에 따르면 소그룹의 리더는 이 교재를 따라 약 1시간 40분 정도의 시간에서 소그룹을 진행할 수 있다.
이 목사는 “소그룹 리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교재를 충실히 따라가면서 구성원들이 스스로 마음을 열 수 있도록 인도하는 데 있다. 그러자면 리더가 먼저 가면을 벗고 솔직해져야 한다”며 “결국 남성들이 보고싶어하는 건 리더의 완벽함이 아니라, 그의 연약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다가오신 예수님이다. 그 은혜를 발견할 때 남성들의 회복은 시작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교회, 훈련과 준비 없이 남성들 세워선 안 돼
소그룹 통한 ‘남성 사역’으로 참된 일꾼 양육
이 목사는 이러한 소그룹 사역은 남성들을 교회의 훌륭한 지도자로 키워낼 수 있는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지금까지 교회는 이러한 훈련 과정 없이, 그저 몇 번의 행사나 집회에서 은혜를 체험한 남성들을 바로 교회의 일꾼으로 세웠다는 게 이 목사의 문제의식이다. 그렇게 제대로 된 훈련 없이 세워진 남성들은 이내 무거운 사역의 짐에 지쳐 침륜에 빠져버린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소그룹을 통해 훈련이 되어 예수 그리스도가 심장에 새겨졌을 때 비로소 남성들은 사역자로서 준비를 마치게 된다”며 “물론 이것이 쉽게 되는 것이 아니고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그렇게 한 번 세워진 남성 사역자는 그 누구보다 변치않는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굳건하게 사역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목사에 따르면 지구촌교회 이동원 원로목사는 “남성 사역의 부흥은 한국교회와 사회의 미래를 결정하는 뜨거운 감자”라며 “그 필요성을 절감하지만 아무도 그 구체적인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이 목사는 앞으로 한국교회에 남성 소그룹 사역과 이를 위한 교재를 소개하면서, 한국교회가 다시 한 번 부흥의 계기를 마련하도록 사역할 방침이다. 남성 사역과 소그룹 교재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이병일 목사(010 8421 6090)에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