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집회를 인도하러 왔습니다. 친구 목사가 개척 10주년 기념 주일을 맞이하여 예배를 드리고, 고국으로 들어가서 휴식하는 중에 결혼 40주년을 맞이하였다고 합니다. 은퇴한 저와 다른 두 분의 목회자는 목사님이 안식하도록 주일 설교와 약 20일간의 새벽기도를 감당하였습니다. 귀한 친구 목회자의 사역을 조금이나마 도울 수 있도록 시간을 낼 수 있음이 다행입니다.
담임 목회자가 비운 강단을 지키기 위한 봉사를 하면서, 이 교회의 성도들이 얼마나 사랑이 많은지를 곧 깨닫게 되었습니다. 개척교회를 이끌어 온 목사님의 탁월한 인격과 유머 감각, 그리고 집중된 헌신과 사랑은 성도들 간의 넘치는 사랑으로 나타납니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요 8:35)는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담임목사의 친한 친구 목사라고 남다른 배려를 합니다. 과수원을 하는 집사님 부부는 과일을 가져다주고, 새벽기도에 나오시는 권사님은 식사와 간식을, 그리고 새벽예배를 마칠 때마다 장로님들과 권사님들은 돌아가며 조반을 대접합니다. 목사님의 빈 사택에 묵으면서 성도 사랑을 절감합니다.
목회자의 할 수 있는 중요한 일 중의 하나는 기도하는 일이니, 성도와 교회를 축복하는 마음이 저절로 생깁니다. 10년의 역사를 화보로 담은 책자를 보며, 7번 이사를 하는 동안 얼마나 수고가 많았을지 목회자와 성도의 고생을 상상해봅니다. 하나님이 베풀어주신 은혜가 충만하여, 말씀 안에서 자라고 선교하는 공동체, 사랑이 많은 풍성한 공동체가 형성되어 이때까지 건강하게 섰으니 감사한 마음입니다.
말씀을 전하면서 감동이 자꾸 밀려옵니다. 그래서 오늘 주일 대예배 때는 솔로몬을 향해서 하나님이 축복하시는 말씀이 생각나서 전했습니다. “내가 네게 무엇을 줄꼬 너는 구하라”(왕상 3:5) 기브온에 세워진 제단에서 일천 번제를 드린 솔로몬을 향하여 하나님이 복을 주시겠다는 말씀입니다. 솔로몬은 지혜를 구했고 전무후무한 지혜자가 되었습니다. 아울러 에스더를 향하여 사랑이 가득한 마음으로 말한 아하수에로 왕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그대의 소원이 무엇이며 요구가 무엇이냐 나라의 절반이라도 그대에게 주겠노라”(에 5:3) 에스더 역시 임박한 유대인 홀로코스트를 벗어나, 도리어 유대 민족이 다른 민족 가운데서 존귀하게 여겨지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벅찬 감동으로 교회를 위하여 축복합니다. 풍성하신 하나님 아버지께서 이 교회를 10년 동안 지켜주심을 감사합니다. 이처럼 교회가 사랑 가운데서 성도들 서로가 귀히 여기며 어려움을 넘어왔으니 이들에게 “평강을 허락하옵소서” 기도합니다. 이제 더 이상 이사하지 않고 정착할 수 있도록 “장구한 처소”를 허락하시고, 마음껏 “교육할 수 있는 장소”를 허락해 달라고 축복합니다. 온 성도와 자녀들이 배우고, 교제하고, 성숙할 수 있는 “건강한 공동체로 발돋움”하게 해달라고 축복합니다. 열방과 미국을 향한 “직장 선교사”를 보내고, 주의 나라를 확장시키는 “지도자를 세우는 교회”가 되게 해달라고 축복합니다.
담임 목회자의 사역을 경험하고 난 후, 그 자리가 얼마나 중요한 사역의 현장이었는지 다시금 절감합니다. 말씀, 교육, 행정, 심방, 선교 그리고 영성 개발의 핵심이 되어, 그리스도를 위하여 사역을 대행하는 이 값진 사명을 감당하는 친구 담임목사님에게 성원을 보내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지금도 지역교회를 담당하며, 성도들의 인격을 빚어가며, 기도하고, 헌신하고, 설교하고, 여행하고, 동역자들을 지휘하는 여러 담임 목회자를 축복합니다. 저는 한 발자국 떨어져서, 지금도 사역을 감당하며 단내 나는 경주를 하는 친구와 목회자들, 그리고 그들의 목회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