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기독일보) 타코마제일장로교회 이기범 목사
(Photo : 기독일보) 타코마제일장로교회 이기범 목사

커피(Coffee)는 세 차례에 걸려 향기를 냅니다. 첫 번째 단계는 로스팅(roasting) 할 때입니다. 연두색 콩(Green bean)을 가열하면 타 들어가면서 점차 까맣게 변합니다. 이때 향기를 냅니다. 

사람의 인생에도 죽을 만큼 힘든 시기가 있습니다. 순수하고 아름다운 열정으로 시작했던 일이 어느 순간 위기가 닥칩니다. 사랑의 기쁨이 고통으로 변하는 것이지요. 

마음과 영혼이 타 들어가면서 그 사람은 자신만의 향기를 뿜어냅니다. 연두색 꿈이 무너지면서 슬픔이 되고, 재가 된 듯한 절망감이 밀려올 때가 있습니다. 

두 번째 단계는 까맣게 된 커피콩을 그라인더(grinder)에 넣어 잘게 부스러뜨릴 때입니다. 이때 딱딱했던 콩이 잘게 부러지면서 큰 소리를 냅니다. 산모는 출산하는 순간에 엄청난 몸의 변화를 경험합니다. 비명을 지릅니다. 예수님도 십자가에 매달려 온몸이 찢어지는 고통을 겪으셨습니다. 

우리 또한 인간관계가 깨어질 때 쓰라린 고통을 경험합니다. 나의 신념이 무너지는 순간을 겪기도 합니다. 강직했던 성품이 두부처럼 약해지기도 합니다. 완고했던 교만이 잘게 부러지기도 합니다. 이때 누구나 자신만의 향기를 냅니다. 

세 번째 단계는 고운 가루로 변한 커피에 뜨거운 물을 붓는 순간입니다. 물의 온도는 약 97도입니다. 커피 가루에 뜨거운 물이 닿으면, 커피는 빵처럼 부풀어 오릅니다. 그리고 향기를 강하게 뿜어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커피 향을 좋아합니다. 커피가 지닌 가장 강렬한 향이요, 좋은 향기를 세상에 뿜어내는 순간이지요. 

지난 6월 장미 정원(Rose Garden)에 갔을 때, 그 다양한 색도 아름다웠지만, 각 꽃들이 지닌 향기에 매료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장미꽃을 좋아하고, 선물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각자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의 향기를 뿜어내는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에게선 니코틴 냄새가 나옵니다. 어떤 사람에게선 알코올 냄새가 납니다. 병원에 가면 소독 냄새가 납니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를 사랑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의 향기를 어디에서나 우리를 통하여 풍기게 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고 편지에 썼습니다. (고후 2:14). 

우리는 하나님께 바치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고후 2:15). 우리도 언젠가 커피 가루처럼 한 줌의 재로 변할 것입니다. 우리의 삶이 생명의 향기가 되고, 사랑의 향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우리는 지금도 분에 넘치는 사랑을 하나님께 받고 있습니다. 주님께 받은 사랑이 내 삶에서 향기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Let the love I received from Jesus become a fragrance in my 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