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민 목사(새생명비전교회)
강준민 목사(새생명비전교회)

나이가 들면서 가끔 어릴 적 생각을 상기(想起)해 보곤 합니다. 제가 초등학교 시절에 어느 날 문득 제 처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집은 가난했습니다. 저는 왜소하고 열등감이 심했습니다. 스스로 생각해 볼 때 머리가 명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고심했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어릴 적에 “죽고 싶다”는 말을 가끔 하셨습니다. 물론 그때는 어머니가 예수님을 만나기 전이었습니다. 저는 어머니가 “죽고 싶다”는 말을 들을 때면 불안했습니다. 두려웠습니다. 어머니가 제 곁을 떠나시면 “나는 어떻게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만약 어머니가 제 곁을 떠나신다면 살 길은 하나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것은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 제 생각에 성실은 착함이었습니다. 꾸준함이었습니다. 제가 성실이란 단어를 품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성실해야 사람들의 신뢰를 얻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 까닭입니다. 저는 그 당시 큰 꿈을 가슴에 품을 형편이 되지 못했습니다. 가정 형편상 대학에 가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사람들의 신뢰를 얻는 유일한 길은 성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성실을 무기로 삼자.”라는 생각을 마음에 품었습니다.

물론 제가 미리 말씀 드리지만 항상 성실하게 살아왔다는 것이 아닙니다. 성실하게 살지 못할 때도 많았습니다. 제 자신을 성찰할 때마다 성실함이 부족하다고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성실에 관심을 갖고 전념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어릴 적에 조금 늦은 편이었습니다. 총명한 어린 아이가 아니었기에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습니다. 그런 까닭에 더욱 성실하게 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많은 세월이 흐른 오늘에 이르러 생각해 보니, 제가 무기로 삼은 성실은 참 좋은 것입니다. 성실은 좋은 성품입니다. 성실은 좋은 삶의 태도입니다.

성실(誠實)이란 말은 “정성” 성(誠)에 “열매” 실(實)의 합성어입니다. 성실(誠實)에서 성(誠)이라는 한문은 “말씀” 언(言)에 “이룰” 성(成)이 합해진 단어입니다. 성(誠)이란 말과 행동이 하나가 되어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진실된 마음과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일관성을 통해 시작한 일을 완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실(誠實)에서 실(實)은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자라 열매를 맺어 집안을 풍요롭게 한다는 뜻입니다. 실(實)이라는 한자는 열매와 뿌리를 모두 포함하는 말입니다. 뿌리가 깊고 견고한 나무가 풍성한 열매를 맺는 다는 뜻입니다.

성실은 제가 강조하는 “뿌리 깊은 영성”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나무는 하루아침에 뿌리를 깊이 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깊이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깊이 뿌리를 내릴수록 나무는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됩니다. 나무에게 배우는 것이 성실함입니다. 한결같음입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늘 같은 자리에 서 있습니다. 나무는 폭염을 견뎌낼 때 더욱 뿌리를 깊이 내립니다. 나무에게 배우는 성실은 꾸준함입니다. 한 길을 오랫동안 추구하는 것입니다.

유진 피터슨은 《한 길 가는 순례자》라는 책을 썼습니다. 이 책의 핵심은 영적 성숙이란 단기적인 사건이 아니라 꾸준한 순종과 인내의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의 책 이름은 니체의 글에서 나왔습니다. 니체는 "하늘과 땅에서 본질적인 것은 동일한 방향으로의 긴 순종이다. 이는 항상 결과적으로 삶을 살 가치 있게 만드는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유진 피터슨은 자신이 니체를 좋아하지 않지만 그가 한 말은 아주 소중하다고 강조합니다. “동일한 방향으로의 긴 순종”은 그리스도인들이 주님께 순종하기 위해 새겨야 할 말입니다.

조금 느리더라도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지혜입니다. 저는 성경과 함께 많은 책을 읽으면서 아름다운 성취를 이룬 사람들의 생애를 연구했습니다. 끝까지 쓰임 받는 사람들의 생애를 연구했습니다. 하나님과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은 사람들의 생애를 연구했습니다. 그들에게서 발견한 공통점이 성실함입니다. 훌륭한 인물들은 한결같이 성실을 보배처럼 여겼습니다. 성실에 관한 명언을 남겼습니다.

로버트 클리어는 “성실은 하루하루의 노력에서 비롯된다.”라고 말합니다. 찰스 디킨스는 “성실은 성공의 문을 여는 열쇠다.”라고 말합니다. 빈스 롬바르디는 “성실은 자기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앤드류 카네기는 “성실은 지속적인 성공의 기초다.”라고 말합니다. 피터 드러커는 “성실은 재능을 이긴다.”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이 다윗의 중심을 보시고 그를 왕으로 선택하셨습니다(삼상 16:7). 다른 형제들과 다르게 다윗은 성실했습니다. 그는 아버지의 양을 칠 때 성실했습니다. 하나님이 그에게 맡긴 사명을 성실하게 완수했습니다. 시편 기자는 다윗의 성실함을 증언합니다. “이에 저가 그 마음의 성실함으로 기르고 그 손의 공교함으로 지도하였도다”(시 78:72, 개역한글).

조금 느려도 괜찮습니다. 조금 느려도 시작한 일을 마치십시오. 공부를 시작했다면 시작한 공부를 마치도록 하십시오. 우선 작은 일부터 끝내는 훈련을 하십시오. 무슨 일이든 끝맺음을 잘하도록 훈련하십시오. 작은 일에 충실하십시오. 작은 성취가 쌓여 큰 성취를 이루게 됩니다. 성실을 통해 풍성한 삶을 사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