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이자 넌바이너리(여성도 남성도 아닌 제3의 성)인 미국 중거리 달리기 선수 니키 힐츠(Nikki Hiltz·29)가 프랑스 파리 올림픽에 출전 자격을 얻었다.  

'그들'(They/Them)이라는 대명사를 사용하는 힐츠는 6월 30일 열린 미국 올림픽 선발전 여자 1,500m 경기에서 1위를 차지했다. 힐츠는 미국인 중 두 번째로 빠른 기록인 3:55:33을 기록했다.

힐츠는 경주 후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성소수자의 달'의 마지막 날이다. 난 내 공동체를 위해 달리고 싶었다. 모든 성소수자 여러분들, 마지막 100m를 뛸 때 여러분의 사랑과 지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파리 올림픽에도 출전한 에밀리 매케이(Emily Mackay)가 2위,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던 엘 생 피에르(Elle St. Pierre)가 3위에 올랐다.

힐츠는 지난 2021년 3월 31일에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통해 자신이 넌바이너리이자 트랜스젠더라고 커밍아웃한 바 있다. 이날은 '트랜스젠더 가시성의 날'로 알려진 성소수자 기념일이기도 했다. 

힐츠는 2021년 4월 러너스 월드에 게재한 칼럼에서 "6살이 되었을 때 남자아이로 깨어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면서 "6살 때의 난 짧은 머리에 야구 모자를 착용하고 드레스 입기를 거부함으로써 성 정체성을 표현했다. 휴식 시간에 남자아이들과 축구할 때, 아빠가 날 니키 대신 닉이라고 부를 때, 대체교사가 날 남자아이로 착각할 때, 내가 가장 나답다고 느꼈다"고 했다.

이어 "어렸을 때 스포츠는 내가 가장 나답게 지낼 수 있는 곳이라고 느꼈다. 경기장에서는 여자든 남자든 상관없었다. 난 빨리 달렸고, 아이들은 성별과 관계없이 항상 빠른 아이를 우러러 보았다"고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2022년 12월 트랜스젠더 선수의 참여와 관련해 "이해관계자가 성별 분리 경쟁에 대한 자격 기준을 도입할지 여부와 방법을 고려할 때, 공정성, 포용성 및 차별 금지 지침에 맞는 스포츠별 기준을 요구하는 문서를 발표했다.

스포츠 중재 재판소의 재판부 3명은 최근 3년간 펜실베이니아대학 남자 수영팀에서 경쟁하다 여자 수영팀으로 옮겨 각종 기록을 경신한 '생물학적 남성' 트랜스젠더 리아 토마스(Ria Thomas)가 올림픽에 참가할 자격이 없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