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가 캘리포니아 주민 사망 원인 중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게 되면서, 치료 접근성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알츠하이머 환자 수는 향후 20년 내에 거의 두 배로 증가하여, 1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시골 및 외딴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의료 서비스 접근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캘리포니아 시골의 알츠하이머 접근성 문제

캘리포니아에서는 알츠하이머의 치료 접근성이 그 어느 때보다 문제가 되고 있다고 캘리포니아주 보건국 인구건강 담당 국장인 리타 응우옌 박사(Dr. Rita Nguyen)는 설명했다.

2019년 기준, 캘리포니아에는 총66만 명의 알츠하이머 환자가 있으며, 이 숫자는 2040년까지 거의 150만 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캘리포니아 농촌 지역 인구는 주 전체 인구의 6%인 약 230만 명이다. 농촌 지역 주민들은 도시 거주자들보다 연령대가 높고, 지리적으로 클리닉이나 도우미 및 전문가들을 만나기 쉽지 않으며, 심장병, 고혈압 및 당뇨병과 같은 알츠하이머 위험 요소에 더 취약하다.

응우옌 박사는 많은 사람들은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낙인 효과 때문에 고립감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응하여, 캘리포니아 보건국은 질병에 대한 낙인 효과를 줄이고, 알츠하이머 진단 후 대처 방법을 가르치는 최초의 주차원 캠페인인 ‘테이크 온 알츠하이머’(Take on Alzheimer’s)를 시작했다.

비영리단체 ‘저스티스 인 에이징’ (Justice in Aging)의 선임변호사인 해거 딕맨(Hagar Dickman)은 “우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후기 알츠하이머 및 치매를 앓고 있는 저소득층 개인들은, 특히 농촌 지역에서 지역 사회나 개인 돌봄 프로그램에 접근할 수 있는 선택지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큰 저소득층 성인 홈 케어 프로그램인 ‘인 홈 서포트 서비스’(In-Home Support Services)는 70만 명 개인을 지원한다. 딕맨 변호사는 “이 프로그램은 성인을 지역 사회에 머물게 하고 요양원으로 보내지 않도록 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라며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자가 주도형으로, 사용자가 스스로 신청하고, 찾고, 고용하고, 감독하고, 해고하는 구조이다. 또한 사용자 중 70%가 가족 간병인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이 프로그램은 스스로 간호를 지시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며 기관 옵션과 주거와 같은 사회 서비스와의 통합을 제안했다.

또다른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인 ‘어시스티드 리빙 웨이버’(Assisted Living Waivers)는 캘리포니아 58개 카운티 중 단 15곳에서만 제공되며, 최대 3천 명이 대기자 명단에 올라갈 수 있다. (메디캘 Medi-Cal 은 연방정부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의 캘리포니아 버전이다.) 또한 ‘Community-Based Adult Services’라는 성인 주간 건강 프로그램은 약 22개 카운티에서 운영됐지만, 팬데믹 동안 농촌 지역의 여러 센터가 폐쇄되는 사건이 있었다. 이로 인해 이미 요양원, 간병인 및 전문 클리닉 등의 대안이 부족한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다.

Justice in Aging
(Photo : ethnic media services) Justice in Aging의 선임 변호사 하가 딕맨은 농촌 지역에서 알츠하이머 병 치료의 접근성을 조사한 연구 프로젝트의 데이터를 공유했다.

 

딕먼은 “이렇게 무시당한 사람들은 사람들은 시설 입소 또는 자택 사망의 길을 걷게 된다”며 “사회복지사와 지역 사회 조직들은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 병이 중기에서 후기 단계로 접어들면, 가족들은 절망 속에서 성인 보호 서비스를 요청하지만 실제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농촌 참가자들과 대화를 나눈 결과, 도시에서는 효과적인 정책 해결책이 농촌에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낮은 인구 밀도와 제공자의 부족 및 인프라 부족 문제를 지적했다. 가족 간병인이 없는 알츠하이머 환자를 돕기 위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남부 캘리포니아 농촌 지역 알츠하이머 실태

카르멘 에스트라다(Carmen Estrada)는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 샌버나디노, 리버사이드, 이뇨 및 몬로 카운티의 11개 무료 간병 서비스 센터 네트워크인 ‘Inland Caregiver Resource Center’의 전무 이사다. 그는 “우리 지역 인구는 증가하고 있다. 인랜드 엠파이어(Inland Empire) 지역만 해도 2060년까지 65세 이상 인구가 68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러한 증가 추세에 비해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발견한 사실을 통해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입소문을 적극 활용한다. 단순히 커뮤니티 센터나 교회에 브로셔를 배포하는 것으로 그치지지 않는다. 농촌 지역 주민들은 유대감이 강하다. 그들과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 현재 클라이언트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가 어떻게 알츠하이머 병을 앓고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돌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지 알려주도록 권장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상담, 간병인 소개, 간병 교육 및 휴식 돌봄과 같은 서비스를 통해 이루어진다.

어느 돌보미의 이야기

66세의 마리아 코르테즈(Maria Cortez)는 글렌 카운티에서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62세의 동생 제리(Jerry)를 돌보고 있다. 그는 “동생이 전두엽 치매 판정을 받은 후 3년째 동생을 돌보고 있다. 힘든게 많다”고 말했다.

코르테즈가 텍사스에 거주할 때, 제리는 직장을 잃고 빈번한 음주를 하며, 가족에게 언어폭력을 행사하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심지어 운전 중 의식을 잃고 차량을 전복시키기도 했다.

그는 “제리는 돈이 없었 없었기 때문에, 내가 동생을 위해 메디칼 신청 서류를 준비하는데 한 달 반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치코에서 신경과 전문의를 구할 수 없어, 새크라멘토로 두 시간씩 왕복하며 진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동생의 증상은 매우 빠르게 진행되었다. 약 두 달마다 변화가 있었다. 기억 상실, 불안, 환각, 우울증, 공감 능력 상실, 개인 위생 문제와 스스로 먹거나 옷 입는 능력 상실 등의 증상을 겪었다. 동생은 최근 두 달 동안 스스로 씻지 못하게 되었는데, 이는 형제인 나에게 매우 힘든 일이었다”고 말했다.

코르테즈의 동생은 인근 치코에 있는 페그 테일러 성인 주간 건강 관리 센터(Peg Taylor Center for Adult Day Health Care)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일주일에 두세 번씩, 최대 네 시간 동안 센터를 방문하는데, 코르테즈는 “센터는 정말 훌륭하다”고 말했다. 그는 “동생은 이제 성인의 몸 속에 갇힌 세 살 아이와 같다. 이 프로그램이 아니었다면 나는 잠시라도 쉴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르테즈는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동생을 돌보면서 가장 보람찬 일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가 살아있도록 도우는 것이다. 몇년전만 해도 우리는 알츠하이머가 무엇인지 몰랐다. 만약 알았다면 동생을 구할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만약 저와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먼저 징후를 알아차려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