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시작하기 전 예배위원들이 본당 로비에 원을 그리고 모여서 함께 기도하는 모습을 종종 봅니다. 예배를 안내하기에 앞서서 이미 은혜의 흥건함이 뭉클한 현장입니다. 내가 먼저 예배를 사모하는 자들이 예배 시간에 맞추어 달려오는 성도님들을 기쁨으로 맞이합니다. 저는 예배당 옆문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가끔 예배당 로비를 향해 일부러 걸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배 안내하는 분들을 보는 것이 저에게도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는 또 다른 예배 안내원이 있습니다. 예배당을 향해 돌아서는 화단에 가득 만개한 꽃들입니다. 최고의 색깔로 아름답게 피어 있는 꽃들을 보며, 아름다운 예배를 사모하게 됩니다. 예배당에 들어서기 직전 오른쪽 화단에는 키 큰 예쁜 노란 꽃이 있습니다. 가지 끝에 달린 부드러운 노란 색이 너무 예쁩니다. 저에게 노란색은 빨간색 보다 더 강렬하고, 기대하는 맘으로 가득 찬 색입니다. 그 꽃 이름이 달맞이꽃입니다. 꽃말은 ‘말 없는 사랑’ 혹은 ‘기다림’입니다. 캘리포니아의 뙤약볕에서 달 뜨는 서늘한 밤을 기다렸는지 밤에 꽃을 피웁니다. 밤에 덩그러니 떠 있는 달을 향해 목을 빼고 숨을 쉬느라, 키가 컸나 봅니다. 안내하는 권사님들, 집사님들과 함께 눈높이를 맞추어 예배실로 향하는 우리를 맞이합니다. 어쩌면 달맞이꽃은 주님을 만날 기대에 벅찬 우리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듯 합니다.
별로 기대감도 없이 예배에 들어오는 자가 있다면, 달맞이꽃 앞에서 얼굴을 붉혀야 합니다. 예배하며 나의 매여 있는 모든 상황이 해소될 것을 기대해야 합니다. 오늘도 살아계신 하나님이 세우신 메신저를 통해 주실 말씀을 기대해야 합니다. 때론 칼 같이 수술해 내는 말씀을 들어야 하고, 때론 따뜻한 어머니의 품 같은 위로도 기대합니다. 예배의 찬양과 기도 속에 만나 주시는 하나님의 임재 또한 기대합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의 실재적 임재 속에서 무한한 가능성에 소망을 갖고 다시 사역의 현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기대심입니다.
이 기대심과 하나님의 임재가 만나는 날, 나의 신앙의 문이 열립니다. 나의 걸음이 하나님을 향한 걸음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됩니다. 하나님의 능력보다 하나님의 거룩함을 더 사모하는 성숙함으로 자라납니다. 예배실 앞에서 우리를 맞는 달맞이꽃을 보며, 평생 주님을 향한 달맞이꽃 자세로 주님을 기대하며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