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Photo : ) 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마태복음 22:39)

 러시아의 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장편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 다음과 같은 얘기가 나옵니다. 옛날에 아주 못되고 인색한 할머니가 살았는데 할머니가 죽은 후에 뒤를 돌이켜 보니 살아생전에 착한 일이라고는 단 하나도 한 일이 없었습니다.

 악마들은 당연히 할머니를 불바다 지옥 속에 던져 버렸습니다. 그런데 이 할머니의 수호천사가 이 가련한 할머니를 구원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를 곰곰이 생각하다가, 할머니가 살아생전에 했던 단 하나의 선행을 기억해냈습니다. 수호천사는 하나님께 이 할머니가 텃밭에서 양파 한 뿌리를 뽑아 거지 여인에게 준 적이 있는데 할머니를 구원해 줄 수 없겠느냐고 물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양파를 가지고 가서 할머니가 양파를 붙잡고 지옥에서 나오게 하라. 만약 지옥 불에서 나오면 천국으로 가지만, 양파가 끊어진다면 지옥에 남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수호천사는 즉시 지옥으로 내려가 할머니에게 양파를 주면서 이것을 붙잡고 나오라고 말 했습니다. 할머니는 이 양파를 붙잡고 조심스럽게 기어오르고 있었는데, 다른 죄수들이 할머니에게 매달리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는 그들을 내리치면서 “이것은 내 양파야! 너희들 것이 아니야”라 소리를 지르면서 자기를 붙잡는 죄인들을 발로 걷어차서 떨어뜨려 버렸습니다. 그 할머니가 이 말을 하기가 무섭게 양파가 뚝 끊어지면서 할머니는 지옥불 속으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분명히 하나님께서는 “양파가 끊어지지 않으면 구원을 받을 수 있다.”라고 말하셨지만 할머니는 자기를 붙들고 늘어지는 다른 죄인들을 발로 걷어차자, 양파 뿌리가 끊어졌고 결국 지옥으로 굴러 떨어졌습니다. 수호천사는 불바다로 떨어진 할머니를 보고 눈물을 흘리면서 그곳을 떠났습니다.

 이 할머니가 양파를 붙잡고 지옥에서 탈출해 나 올 때, 자기를 붙들고 있는 죄수들을 발로 걷어차 떨어뜨리지 않고, 저들과 더불어 지옥에서 탈출하는 자비를 베풀었더라면 할머니도 구원을 받고 다른 죄수들도 구원을 받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할머니는 자기 혼자만 구원을 받으려고 자기를 붙들고 늘어지는 죄수들을 발로 걷어차 지옥으로 떨어뜨렸던 것입니다. 자기만 구원을 받고자 했던 탐욕이 자기도 구원을 얻지 못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도스토옙스키가 말하려는 내용은 자기만 구원을 받으려는 이기심 때문에 결국 자기도 다른 사람도 구원에 이르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인간의 원죄는 이기심입니다. 자기와 자기 가족, 일가, 친족에게는 살을 베어 줄 것 같은 사랑을 보이면서도, 이웃에게는 추호(秋毫:아주 적은)의 동정심도 보이지 않은 모습을 지적한 것입니다.

 주님께서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마 22:39)는 말씀은 이웃 사랑이 곧 기독교의 신앙의 핵심임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자기는 열심히 교회에 다니면서, 남편이나 아이들, 일가 친족들이 교회에 나가지 않아도 그들에게 전혀 전도하지 않은 태도는 기독교 신앙이 아닙니다.

 남편이나, 자녀들이 신앙생활을 하지 않으면, 지옥에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전도하지 않고 그들을 위해 밤낮으로 눈물로 기도하지 않는 것은 <카라마조푸가의 형제들>에 나오는 못된 할머니 같은 사람이 아닐까요?

 남은 구원하지 못해도, 남편, 자녀들, 형제, 자매들을 위해 밤마다 눈물 흘리면서 기도해야 합니다. 그들이 주님을 영접할 때가지 10년이 걸려도 30년이 걸려도 온 가족이 다 구원의 반열에 들어설 때까지 기도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주님은 이것을 원하십니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