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묘'의 장재현 감독이 17일 꿈이있는교회(담임 하정완 목사)에서 간증했다.
이날 장 감독은 "'파묘'를 만들면서 이 작품은 교회에서 별로 언급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소통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며 "어떻게든 목사님이 말씀을 뽑아내 주실 거니 얘기를 나눠 보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꿈이있는교회에 다닌 지 20년 됐다는 그는 "제가 항상 교회 집사라고 말하고 다니는데 사람들이 웃는다"며 "간혹 어떤 분은 꼭 그 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을 하기도 하는데, 저는 이상하게 집사인 것이 자랑스럽다. 인터뷰나 행사마다 교회 집사라는 말을 꼭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파묘'라는 작품을 준비할 때 충주에 있는 어느 독립기념관을 보게 됐다. 거기 쓴 편지나 문구를 보면 (독립운동가들은) 이 나라를 위해 일하지 않았다. 나라라는 개념보다 자기 땅, 고향, 가족, 친지, 동지를 위해 싸웠다는 것을 알게 되고 한참 오열했다"며 "영화 '파묘'는 종교에 관련된 영화는 아니다. 이장을 할 때 오래된 무덤을 파다 보면 당시 인부들이 쓰던 장갑, 가족들이 무덤 안에 던진 것이 나오기 시작한다. 한 1950년대 정도 썼던 물건까지 나온다. 과거로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다. 행위의 효과를 떠나 잘못된 것을 과거로 가 꺼내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 땅을 생각하면 온 몸이 아픈 상처인 것 같다. 옛날부터 침략을 당해 트라우마가 많은 것 같다. 정신과 치료, 보살핌, 수술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고, 우리나라를 치료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했다.
또 그는 "젊은 주연 배우와 제가 전부 다 기독교인이다. 굿 같은 걸 연습하려면 보러 가야 되는데, 기술과 프로세스를 이론적으로 접근을 많이 했다. 항상 차에서 짧게 같이 기도했다"며 "나이 많은 무속인 두 분 정도 만났는데, '제 주변에 기도해 주는 사람이 많다'고 똑같은 말을 했다. 감회가 새로운 게 있었다"고 했다.
그는 "제가 아는 하나님은 화려하거나 큰 곳에 계시지 않고 우크라이나 전쟁터라든가 고통받는 사람 옆에 계신다고 생각한다. 매일 새벽기도 가시는 어머니의 발걸음, 매일 기도해 주시는 장모님, 작은 방 등 하나님은 어디에나 계시다 생각한다"며 "주일예배를 참석하지 못하거나 근처 교회라도 가지 못할 때 큐티라도 하는 작은 움직임에 하나님께서 기뻐해 주시지 않을까 변명하며 매일매일 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보면 뚝딱 만드는 것 같지만, 정확하게 5년 작업했다. 아들에게 이해해달라고 얘기하고, 잘 놀아 주지 못했다"며 "이제는 강제로라도 육체와 영혼에 휴식을 주고 싶다. 교회 분들 오랜만에 얼굴 정면에서 보니 정말 저만 늙은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꿈이있는교회의 하정완 목사가 '위로하라 위로하라'는 제목으로 '파묘'를 주제로 영화 설교를 전했다. 하 목사는 "영화는 매우 중요한 초점을 하나 얘기한다. 그게 뭐냐 하면 죄의 문제다. (감독이) 집사님이시기 때문에 사건 속에서 죄의 문제를 봤다"며 "영화는 우리의 죄를 드러내는 것을 보여 줬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 만난 고통과 괴로움과 아픔들과 슬픔들의 문제를 남에게 전가하기를 좋아한다. 조상에게 물려주기도 하고 여기저기 장치를 통해 피하려 애쓴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해결의 메시지는 하나님 앞에 정직하게 서는 것"이라며 "교회는 값싼 위로와 축복을 함부로 남발해선 안 된다. 먼저 회개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하 목사는 또 "무당 따위에 의지하여 위로받거나 문제를 해결하려는 어리석은 행위를 멈춰야 한다. 자신의 죄를 직면하고 나와야 한다"며 "우리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그리스도 예수를 믿음으로 우리를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의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