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은 시리아 분쟁 13주기를 맞아, 인도적 위기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 시리아 주민 및 아동들을 위해 국제사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월드비전에 따르면, 현재 시리아는 장기화된 갈등과 경제 침체, 코로나19, 콜레라, 그리고 지난해 발생한 대지진까지 각종 재난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주민과 아동들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 OCH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시리아의 인도적 지원 필요 인구는 1,670만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2011년 위기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현재 시리아 전체 인구의 90%가 빈곤선 이하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특히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인구의 44%는 아동이다.
또한 시리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수의 국내 실향민을 수용하고 있어, 제한된 자원으로 생활하고 있는 주민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기아와 영양실조 역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시리아 인구의 절반이 넘는 1,290만 명이 불충분한 식량 공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아동의 급성 및 만성 영양실조율은 놀라울 정도로 치솟고 있다. 긴급하게 식량 지원이 필요한 인구는 590만 명으로, 이 중 64%가 아동이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시리아를 세계 10대 식량 부족 국가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더불어 시리아의 보건 위기도 심화되고 있다. 시리아 주요 의료 시설의 절반이 운영되지 않고, 의료 종사자가 크게 감소하면서 아동 사망률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가족과 아동들은 점점 더 보호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특히 대지진 이후 소년소녀가장, 아동 노동 및 조혼이 증가했다. 예산 부족으로 여성과 여아를 위한 안전한 공간이 폐쇄되면서 이러한 위험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또한 시리아의 경기 침체로 아동들이 노동 또는 조혼에 직면해 학교를 중퇴하는 등 심각한 위기가 계속되고 있으며, 시리아 북서부 지역에서는 제한된 지원과 지속적인 폭력으로 인해 여성과 여아의 안전 취약성이 악화되고 있다.
시리아 난민을 수용하고 있는 요르단, 튀르키예와 같은 주변국도 전례 없는 수준의 인도적 필요를 직면하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난민수용국은 주거/보호, 의료, 법적 시스템, 교육, 식수 및 위생과 같은 필수적인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수 년간 수백만 시리아 난민을 수용하며, 지원에 대한 부담과 지역 내 갈등 및 경제 악화가 고조된 상황이다.
월드비전 시리아 대응 총 책임자인 엠마누엘 아이쉬는 "우리는 국제사회가 시리아 아동과 주민에게 긴급한 인도적 지원과 더불어 사회 회복력 강화를 위한 장기적 지원을 제공할 것을 촉구한다. 장기적인 분쟁, 자연 재난, 그리고 국제사화의 지원 예산 감소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시리아를 심각한 곤경에 빠뜨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리아의 인도적 위기가 발생한 지 13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시간은 시리아 주민과 아동들의 어떠한 상처도 치유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해를 거듭할수록 그 상처들은 더 악화되고 있다. 삶이 철저히 파괴된 시리아 주민과 아동들을 위한 유일한 해결책은 우리들의 행동이다. 국제 사회는 시리아의 인도적 필요에 충분한 자금을 지원해야 하며, 시리아 북서부 지역에 대한 무조건적이고 제한 없는 인도적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월드비전 조명환 회장은 "우리나라 전체 아동 인구를 훌쩍 넘는 840만 명의 시리아 아동이 분쟁을 경험했다. 또 절반이 넘는 아동들이 가족과 친구를 잃었고 15,000명 이상의 아동이 부모님을 잃었다. 시리아 분쟁이 장기화됨에 따라 그 곳의 아동들은 분쟁 외에는 아무것도 경험하지 못한 불우한 유년기를 보내야만 했다. 무엇보다도 이들이 잊혀지고 있다는 것이 가장 안타깝다"며 "월드비전은 지속적으로 지원을 이어나가는 것은 물론 시리아와 같은 글로벌 인도주의 위기에 대한 한국 정부 및 국회의 대응을 촉구하는 옹호활동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월드비전은 지난 2023년 한 해 동안 시리아 위기 대응을 위해 보건/영양, 보호, 정신건강 및 심리사회지원, 교육, 생계, 식수/위생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아동 140만여 명을 포함한 약 240만 명에게 필요한 도움을 전했다. 월드비전은 1950년 6.25전쟁 이후 부모를 잃고 고통받는 아이들을 돕기 위해 밥 피어스 목사와 한경직 목사에 의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