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Photo : ) 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때가 아직 낮이매 나를 보내신 이의 일을 우리가 하여야 하리라. 밤이 오리니 그 때는 아무도 일 할 수 없느니라.” (요한복음 9:4)

 한국 부모들의 교육열은 세계가 알아주는 수준입니다. 한때 대학 건물을 우골탑(牛骨塔) 즉 소의 뼈로 만든 탑이라고 불렀습니다. 시골에서 농사짓는 부모들이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자식들을 보내기 위해 농사에 절대 필요한 하나 밖에 없는 소를 팔아서 등록금을 보내 준대서 나온 말입니다.

 비단 소뿐만 아니라 논이나 밭, 심지어 살던 집까지 팔아서 학비를 마련해서 대학 공부를 시켰습니다. 대학 졸업 후에 좋은 직장에서 일하면서 결혼하고 행복하게 살게 하려는 부모들의 마음이었지요..

 자식이 서울에 있는 소위 스카이(SKY:Seoul, Korea, Yonsei) 대학에 들어가면 본인뿐만 아니라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 하지요. 따라서 한국에서는 유치원 때부터 대학 입시가 시작되어, 좋은 유치원, 초, 중,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많은 돈을 들여서 과외를 시켜 스카이 대학에 입학하기만 하면 자녀 교육에 성공 했다고 여깁니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미국 대학 입학 제도가 있습니다. Harvard, Yale, Princeton, Colombia, Cornell 대학을 비롯한 소위 Ivy League 대학들이나 기타 명문대학에 들어 갈 때 ‘Legacy(상속)제도’라는 게 있습니다.

 그것은 부모들 중에 한 사람이 명문 대학을 졸업했으면 그 자녀들이나 손주들이 그 대학에 들어 갈 때, 가산점을 받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에서 입학을 합니다. 2018년에 Legacy 제도를 시행하는 대학은 사립대학 42%, 공립대학 6%라는 통계가 나와 있습니다. 만일 한국에서 대통령이나 장관, 국회의원이 스카이 대학을 졸업했다고, 그들 자녀나 손주들이 가산점을 받고 대학에 들어갔다면 나라가 뒤집히겠지요?

 또 한 가지는 미국 대학 입시에 기부금 제도가 있습니다. 학교의 명예와 재정을 위해서 돈을 많이 내는 순서대로 그 가문의 자녀들에게 가산점을 주어 입학에 유리하게 합니다.

 대학들은 그 돈으로 대학 발전과 연구에 투자합니다. 만약 한국에서 삼성, 현대, SK 등 대기업에서 많은 돈을 내고 자녀들이 스카이 대학에 들어간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러나 미국에서는 이것이 자연스러운 일이고 이것에 대해 항의하는 일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대학은 기금을 받아서 세계적인 석학들을 초치하여 학생들을 가르치게 하고, 또 연구 기금을 주어 특수 분야에 연구를 하게 하여, 노벨상을 받는 사람들 대부분이 미국 대학 교수들인 것을 생각하면 이해 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알아야 하는 것은 Legacy나 Donation 제도가 졸업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특혜를 받고 입학했다 해도, 본인이 학업을 따라가지 못하면 졸업을 할 수 없습니다. 미국 대학은 들어가기는 쉬워도, 졸업하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모든 제도에는 장, 단점이 있습니다. 미국 대학의 Legacy나 Donation 제도도 좋은 점과 그렇지 않은 점이 있습니다. 세상에 완벽한 제도는 없습니다. 대학 입시도 결국 본인이 얼마만큼 노력하고 실력을 쌓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Ivy League대학이나 SKY대학을 졸업한 것이 인생의 성공을 보장해 주지 않습니다. 결국 본인의 성실성, 창의성, 정직성 등이 보다 더 중요합니다. 비록 이름 없는 대학을 졸업했다 해도 그가 특출한 소명감을 가지고 보통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해내면 그는 성공한 사람이 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달란트 비유에서, 열 달란트나 두 달란트를 받은 종들은 열심히 일해서 두 배를 남겼지만, 한 달란트 받은 종은 그것을 땅속에 파묻어 두었다가 주인에게 가지고 가서 폐망의 길로 갔습니다.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사람들 중에도 성공한 사람들을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인생의 성공 여부는 결국 자기하기에 달렸습니다. 인생의 밤이 오기 전까지 최선을 대해 열심히 일합시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