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Photo : ) 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도둑질하는 자는 다시 도둑질하지 말고 돌이켜 가난한 자에게 구제할 수 있도록 자기 손으로 수고하여 선한 일을 하라.” (에베소서 4:28)

 필자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필자가 타던 자전거를 네 번 잃어 버렸습니다. 첫 번 째는 대학교 다닐 때, 집 창고에 둔 자전거를 도둑이 와서 가지고가 버렸습니다. 이때 늘 타던 자전거를 잊어버리고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모릅니다. 도둑을 잡기만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그 후 장신대에서 교수를 하고 있을 때, 살던 아파트 자전거 보관소에 자전거를 세우고 자물쇠를 채워놓았는데, 아침에 나가 보니까 도둑이 자물쇠를 끊고 자전거를 가지고 가 버렸습니다. 두 번째 자전거를 잃은 셈입니다.

 그 후 다른 아파트로 이사해서 18층에 살았는데, 18층까지 올라와서 도둑이 자전거를 갖고 갔습니다. 세 번째 도둑을 맞은 것입니다.

 마지막 한 번은 미국에 와서 살 때, 모친께서 잠시 양로병원에 계실 때, 병원에서 주는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다고 하셔서, 마침 집에서 병원까지 자전거로 다닐 수 있는 가까운 거리였기에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전해 드렸습니다.

 어느 날, 자전거를 타고 모친께 음식을 전달해 드리고, 자전거를 길가에 메달아 놓은 것은 잊고, 차편이 있어서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이튿날 아침에 일어나, 자전거를 병원 밖 길가에 메달아 놓은 것이 생각나서 서둘러 가 보았지만, 자전거는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네 번 째 자전거를 도둑맞았습니다.

 1948년에 개봉된 영화 중 ‘자전거 도둑’이 있습니다. 2차 대전 직 후,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에 살고 있던 실직자 리치는 오랜 구직 끝에 포스터를 벽에 붙이는 일을 얻었습니다. 거리를 오가는데 꼭 필요한 자전거를, 아내 마리아가 그동안 쓰던 침대 시트를 팔아 마련한 돈으로 사 주었습니다.

 그런데 근무 첫날 자전거를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는 어린 아들과 하루 종일 로마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자전거를 찾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리치는 좌절감에 시달리다 못해 아들이 보는 앞에서 남의 자전거를 훔쳐 타고 달아나다, 자전거 주인에게 붙잡혔습니다. 자전거 주인은 리치의 딱 한 사정을 듣고 그를 놓아 줍니다. 이 영화는 인간의 연약함과 용서를 소박하게 묘사한 작품으로, 인간 영혼에 대한 맑고 아름다운 선행을 찬양하고 있습니다.

 도둑은 두 종류가 있습니다. 대도(大盜)와 좀도둑입니다. 대도는 큰 도둑입니다. 조선 연산군 때, 홍길동, 명종 때, 임꺽정, 숙종 때, 장길산 등은 자전거나 도둑질 하는 좀도둑이 아니고 큰 도둑입니다.

 부잣집에 들어가 금은보화, 곡식을 탈취해서 혼자 독식하는 것이 아니고, 따르는 졸개들과 가난한 사람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줍니다. 그들은 도둑은 도둑이지만,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은 그를 구세주로 여겼습니다.

 바울 선생은 “도둑질하는 자는 다시 도둑질하지 말고 돌이켜 가난한 자에게 구제할 수 있도록 자기 손으로 수고하여 선한 일을 하라.”고 권면하셨습니다. 도둑들은 자기 손으로 일해서 돈을 벌 생각은 하지 않고, 남의 소중한 물품을 도둑질해서 팔아 돈을 버는 사탄의 자식들입니다.

 저들 마음속에 사탄이 역사하여 그들로 하여금 한꺼번에 많은 돈을 벌게 하는 일확천금(一攫千金)의 악한 생각을 넣어 줍니다. 언젠가는 경찰에 잡혀 감옥살이를 해야 한다는 것을 모를 리 없지만, 눈에 보이는 물건을 도둑질하는 것은 사탄의 유혹입니다.

 남의 것을 도둑질하거나, 사기 행각을 벌이려는 생각을 버리고, 자기 손으로 열심히 일해서 자기 가족들의 생계를 해결하고, 더욱 열심히 일해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데까지 가는 것이 인생의 정로(正路)가 아니겠습니까? 몰래 남이 타던 자전거나 도둑질 하는 좀도둑이 되지 말고, 자기 힘으로 돈을 벌어 떳떳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도록 열심히 전도합시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글.